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다양한 금융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미국의 신용경색은 지난 여름보다 더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RB는 1일(현지시간)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는 바람에 단기채 시장에 자금수요가 몰리면서 콜금리가 급등하자 410억달러의 긴급자금을 투입했다. 이는 1일 단위로는 지난 2001년 9ㆍ11사태 이후 최대이며 지난 여름 서브프라임 위기가 고조됐을 때보다 많은 물량이다. 미국의 신용경색이 재연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쏠림이 빠르게 확산돼 미 재무부 채권(2년 만기) 수익률은 전날보다 0.19%포인트 하락한 3.76%에 거래됐다.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서브프라임 부실률은 7월 17.1%, 8월 18.7%에서 최근에는 20%로 증가했다. 또 부동산담보부채권에 많이 투자한 미국 대형 은행들의 투자등급이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CIBC월드마켓증권은 이날 씨티그룹이 300억달러에 달하는 자본금 확충을 위해 배당금을 삭감하거나 보유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씨티그룹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앞서 씨티그룹은 3ㆍ4분기 실적발표에서 서브프라임 관련 부실자산 65억달러를 손실 처리한다고 밝혔다. CIBC는 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대해서도 서브프라임 부실 노출을 이유로 투자등급을 ‘중립’으로 내렸다. 유럽계 크레디트스위스도 이날 서브프라임 투자손실로 19억달러를 상각 처리하기로 함에 따라 3ㆍ4분기 순이익이 31% 감소했다고 발표, 신용경색 불안감을 자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