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막판 극적 버디 '타이거의 반전 드라마'

메디에이트에 1타 뒤진 18번홀서 3.6m 퍼트 성공<br>"불패 신화냐" "최고령 챔프냐" 놓고 18홀 연장승부


단 한번의 퍼팅이 드라마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지막 홀 극적인 버디로 벼랑 끝 위기를 벗어나며 승부를 18홀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16일(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GC 남코스(파72ㆍ7,643야드)에서 열린 제108회 US오픈 4라운드. 먼저 경기를 끝낸 로코 미디에이트(미국)에 1타 뒤진 우즈가 18번홀(파5)에 섰다. 버디가 아니면 그대로 무릎을 꿇어야 하는 상황. 회심의 드라이버 샷은 왼쪽 벙커에 빠졌고 두번째 샷은 페어웨이를 벗어나 오른쪽 러프에 떨어졌다. 14번째 메이저 타이틀도, 메이저대회 ‘역전불허’ 신화도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타이거 드라마’에는 이번에도 짜릿한 반전이 있었다. 러프 속에서도 백스핀이 걸릴 만큼 정확하게 맞힌 웨지 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는 왼쪽으로 살짝 휘어지는 내리막의 라인을 신중하게 살핀 뒤 퍼터를 갖다댔고 볼은 3.6m를 구르더니 홀 오른쪽을 타고돌아 컵 속에 떨어졌다. 두 주먹을 쥐고 하늘을 우러르며 포효하는 특유의 역동적인 세리머니가 이어졌고 5만 갤러리의 함성이 소용돌이쳤다. TV로 지켜보던 미디에이트는 “그가 그런 퍼트를 놓칠 리 없었지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한 뒤 우즈와 악수를 나눴다. 1번홀 더블보기, 2번홀(이상 파4) 보기로 출발이 삐걱거린 탓에 마무리가 더욱 극적이었다. 이날 2타를 잃은 우즈와 이븐파 71타를 친 미디에이트는 나란히 합계 1언더파 283타로 동률을 이뤄 17일 오전1시(현지시간 16일 오전9시)부터 18홀 스트로크플레이 연장전에 돌입했다. 우즈와 동반하며 역시 연장전 진출을 노렸던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앞서 7m 버디 퍼트가 홀에 못 미쳐 1타차 3위에 그쳤다. 2001년 이후 7년만에 성사된 US오픈 연장전에서 우즈는 불패신화, 미디에이트는 최고령 우승이 각각 목표다. 메이저대회 13승을 올리면서 최종라운드 역전패가 한번도 없었던 우즈는 통산 연장전 전적도 11전10승에 이른다. 10년 전 닛산오픈에서 빌리 메이페어에 당한 게 유일한 패배다. 45세6개월인 메디에이트는 우승하면 1990년 헤일 어윈(미국ㆍ45세15일)의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통산 5승의 미디에이트는 두 차례 연장전에서 모두 이겼지만 마지막 치른 연장승부가 15년 전인 1993년이었다. 무릎 통증에 시달리는 우즈는 “대회 전 의사가 출전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히고 연장전에 대해서는 “스트로크플레이이므로 자신과 상대의 플레이에 모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앤서니 김(23)은 공동 26위(7오버파)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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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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