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일 G20(선진ㆍ신흥 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 맞춰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를 발표했다.
OECD는 이날 코스타리카, 말레이시아, 필리핀, 우루과이 등 4개국을 조세 정보 공유에 관한 국제 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비협조 국가'로 지목했다.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룩셈부르크, 모나코, 벨기에, 싱가포르, 네덜란드, 바하마 등 38개국은 국제 기준을 지키기로 약속했지만 아직 이를 이행하지 않는 '회색' 국가군에 포함됐다.
OECD는 또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그리고 일부 특별행정구(SAR)를 제외한 중국 등 40개국은 국제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국가로 분류했다. 한국도 이 범위에 포함시켰다.
은행 비밀주의 전통을 고수해온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 안도라 등이 조세피난처 비협조 국가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것은 최근 조세 협력을 위한 국제 규범과 G20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꼬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조세피난처로 널리 알려진 케이먼군도, 마카오, 산마리노 등과 영국의 맨, 저지, 건지 등 3개 섬도 OECD의 권고를 따르기로 최근 합의했다.
OECD의 이번 블랙리스트 발표는 G20 정상들이 일부 나라가 세수를 빼돌리는 행위를 저지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나온 것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은행 비밀주의의 시대는 종말을 맞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