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올 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의 중징계를 받은 프랑스계 투자은행을 예비 국고채전문딜러(PPD)로 지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기획재정부와 금감원에 따르면 재정부는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은행 서울지점을 IMG은행 서울지점과 함께 예비 국고채전문딜러로 지정했다.
국고채전문딜러는 국채시장에서 국채인수 등에 독점적으로 입찰하는 권리를 부여 받는다. 현재 은행 8개, 증권사 12개 등 총 20곳이 PD로 지정돼 있다. PPD는 PD에 준하는 일정 수준의 의무와 권한을 부여 받은 예비 국채딜러다. 연간 유통ㆍ시장조성 실적을 평가해 우수 PPD로 지정되면 PD로 승격된다.
문제는 크레디아그리콜은행 서울지점이 지난 1월 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와 함께 임직원에게 경고와 감봉, 견책에 달하는 제재조치를 받았는데 예비 국고채전문딜러로 지정됐다는 것. 크레디아그리콜은 2009년부터 2010년 5월24일 기간 중 6조1,642억원에 달하는 장외파생상품거래를 취급하면서 서울 지점 명의의 거래를 홍콩 지점에 위탁, 실제 홍콩에서 일어난 거래를 국내 지점이 한 것처럼 꾸며 적발됐다. 자본시장 금융투자업 법률 42조에 따르면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호가 제시 업무는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없다.
이는 세금과 각종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부당위탁 등 편법행위로 금감원의 중징계를 받은 부도덕적 금융기관을 재정부가 패널티 부과도 없이 예비국채전문딜러 지정한 것이다.
특히 재정부는 국고채전문딜러 지정을 위한 검토 과정에서 이 같은 제재 사실을 알고 묵인했다. 국고채전문딜러로 활동하는 데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제재를 받은 금융기관에 일정기간의 패널티 부과도 없이 곧바로 국고채전문딜러로 지정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