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에너지위기 이렇게 극복한다] “절약 생활화“ 절실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등장했다. 유가가 큰 폭으로 뛰면 일단 원가가 비싸져 기업수익성도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소비자물가도 급등해 국민들의 실질소득도 큰 폭으로 줄어 들면 소비위축은 불가피해진다. 이렇게 되면 경제성장기조도 정상궤도를 벗어날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경상수지 안정기조도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올 1월 무역수지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든데서 알 수 있듯 유가상승이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유가 급등에 따른 경제불안을 막기 위해서는 에너지 절감은 필수 과제다. 정부도 국제유가를 기준으로 다각적인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 가정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요금 가운데 일부를 돌려주는 인센티브 제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사용제한 등 강제적인 조치도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조치가 취해지기 전에 자발적인 에너지 절감 노력이 절실하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 자체가 기업이나 가정이 고유가 시대를 맞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35달러 달하면 경제성장 0.7%포인트 감퇴= 일부에서는 중동지역이 전쟁에 휘말릴 경우 유가는 일시적으로 배럴당 70달러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국제정치ㆍ경제연구기관인 세계시장연구센터(WMRC)에 따르면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는 상당기간동안 배럴당 35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인 배럴당 23.8달러에 비해 무려 47%나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평균 2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포인트 추가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올해 평균 유가가 35달러에 달하면 지난해에 비해 소비자물가는 1.2%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반면 성장률은 0.7%포인트나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국제유가가 1달러씩 상승할 때마다 무역수지는 8억달러 감소하기 때문에 올해 무역수지도 지난해에 비해 88억달러 가량 줄어들게 된다. ◇에너지절약은 기업수익과 직결=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국제유가상승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손을 놓고 있을 경우 엄청난 경제적 파장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에너지절감 밖에 없다. 특히 전체 에너지 사용량 가운데 56%를 차지하는 산업현장에서 에너지 절감은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하면 제조업체의 중간투입비용은 약 0.6% 높아진다. 이런 비용 상승은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경상이익률은 0.3%포인트 떨어진다. 결국 유가가 지난해보다 50%가까이 오르면 경상이익률은 1.5%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특히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중화학공업의 경우 유가급등으로 원가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줄어들면 국내기업의 수익성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기업입장에서 에너지절약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일단 에너지를 절약하면 원가부담을 줄일 수 있다.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더라도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면 원가부담은 유가상승분만큼 늘어나지 않는다. 더욱이 정부가 운영하는 에너지 절감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세제지원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에너지절감 프로그램= 정부는 기업이나 가정의 에너지 절감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의 자금지원도 얻을 수 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절감프로그램으로는 자발적 협약(VA:Voluntary Agreement),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Energy Sservice Company) 등이 있다. 이런 프로그램은 에너지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 포스코, LG화학 등 500여개 업체가 활용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정부 지원을 통해 에너지절감시설을 갖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금액에 대해 법인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더욱이 에너지를 절감하면 곧 원가부담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의 중장기적인 수익성개선효과도 거둘 수 있다. 기업 뿐만 아니라 가정을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 제도도 다양하다. 가스나 전력사용량을 줄이면 요금 가운데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 특히 캐시백 제도를 잘 이용하면 월 요금을 웃도는 현금을 인센티브로 지원받을 수도 있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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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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