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입니다. 현재 2억 3,000만원에 21평 아파트 대출 없이 매매했습니다. 남편의 나이는 39세이고 연봉은 3,500만원이며, 저는 32세 연봉 2,500만원입니다. 1년 이내에 아이를 가질 계획이며 앞으로 10년 내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학군 좋은 지역의 아파트 단지로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가고 싶은 지역의 현재 21평 아파트 매매가는 대략 3억9,500만원에서 4억2,000만원 선입니다. 둘이 벌지만 저축 등이 빠듯한 상황에서 이사 계획, 은퇴 자금, 노후연금 등 재무 설계를 하는 게 좋을까요?
앞으로 늘어나는 수명을 고려해서 95세를 예상수명으로 하고, 65세까지는 직장생활을 하고 은퇴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맞벌이를 하신다고 했는데 향후에도 매년 현재가치로 6,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희망주택의 소유 시기는 대략 10~12년 이후로 보입니다. 또 은퇴 이후 매월 300만원 이상의 기본생활자금의 연금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이 신혼부부의 저축 가능액을 계산해보겠습니다. 결혼을 앞둔 부부에게 막막하겠지만 일반적인 소비지출 사례를 보면 수입은 부부합산 연봉 6,000만원이고 국민연금·건강보험료 400만원, 자녀양육비 1,200만원, 부부생활비 3,000만원 등으로 가정해볼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저축가능액은 연 1,400만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출 항목들은 실제 통계청에서 밝힌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지출 수준의 평균과 유사한 수준으로 가정했습니다.
매년 1,400백만원의 저축이 가능하다면, 주택 업그레이드의 재무목표는 10년 만에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12년쯤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해서는 실질금리를 높이면 되는데, 만약 실질금리를 매년 3%만큼 높일 수 있다면 이 기간은 10년만에 가능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펀드투자와 같이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기대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다양한 투자수단을 강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질문자께서 주택업그레이드의 재무목표를 12년만에 달성했다고 한다면 이후 매년 1,400만원을 저축한다면 65세가 되면 1억9,6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이제 문제는 '과연 이 돈으로 노후 생활이 가능할까?'로 귀결됩니다. 흔히 노후자금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언론이나, 금융기관의 자료를 보면 최근 수명이 늘어나고 물가가 올라서 자장면만 먹고 살아도 7~8억은 든다는 식의 설명이 난무하고 있다 보니, 2억 정도의 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질문자의 경우 매월 3백만원 이상의 현금흐름은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퇴직금은 반드시 퇴직연금에 가입해 연금으로 받기를 권장합니다. 먼저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게 되면 퇴직일시금을 받을 때보다 30%의 세금이 할인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 한 채 마련하다 보면 평생을 다 보냅니다. 이것이 노후준비를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주택연금은 이런 노후불안을 해소해 주는 장치로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60세 이상 1가구 1주택이면서, 주택시가 9억원 이내이면 신청이 가능합니다.
개인연금은 결국 최종적인 노후생활의 질을 결정하게 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개인연금의 준비에는 여러가지 금융상품이 있습니다. 우선 고려해야 할 점은 수익률입니다.
주식형펀드와 같은 상품은 기대수익률은 높지만, 위험도 수반합니다. 하지만 장기로 투자하면 투자할 수록 투자의 위험은 줄어듭니다. 주식형펀드의 본질은 삼성전자와 같은 우량한 기업을 분산해 투자하는 것이므로,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경제의 성장률을 가장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일 것입니다. 장기투자 할 때는 수수료가 저렴한 인덱스펀드도 좋고 아니면 장기성과가 우수한 펀드를 펀드닥터 같은 사이트에서 골라서 투자하는 것도 권합니다.
다음은 금융소득(이자)에 대한 비과세와 연금수령 형태의 다양성 측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 두가지를 충족하는 상품은 연금보험(저축성보험)상품입니다. 저축성보험상품은 일반적으로 5년이상 월납하고 최초 가입시점부터 만기까지 10년 이상 경과해서 보험금을 수령하면 비과세를 인정해줍니다. 장기로 저축해야 하는 연금상품의 경우에는 복리효과로 인해 보험차익이 많아지게 되기 때문에 비과세로 가입하면 예금이나 신탁 상품보다 세제 및 수익률 측면에서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소득공제가 가능한 연금저축(보험, 신탁, 펀드 선택가능)과 퇴직연금(보험, 예금, 펀드 선택가능) 계좌에 700만원까지 본인부담금을 불입하고 은퇴 이후 연금으로 돌려받기를 추천드립니다. 본인부담금 700만원만큼은 현재의 소득세(6~38%)를 환급 받을 수 있고, 이후 연금으로 수령 시에는 3~5%의 연금소득세만 납부하면 되므로 세제상 유리한 상품입니다.
질문주신 신혼부부의 사례는 대한민국의 많은 직장인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입니다. 자녀를 한 명 더 낳게 된다든지, 배우자가 맞벌이를 일찍 그만 둔다든지 하면 재무목표 달성에 훨씬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렵다 하더라도, 부부가 같이 지혜를 모아 지출을 통제하고 좋은 재테크 수단을 통해 기대수익률을 올린다면 불확실한 미래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무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