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리빙 앤 조이] 구입 전 HD방송 수신 지역 확인을

지역별 여건 제각각… 시청 불가능한 곳도<br>현재 25%만 HD방송 2010년 100% 목표

LG 엑스캔버스 50인치 PDP 타임머신

대우 일렉 써머스 42인치 PDP

소니 브라비아 40인치 LCD V시리즈


동작구에 사는 전 모(53)씨는 얼마전 10년 넘게 본 TV를 최신형으로 바꿨다. 우연히 들른 가전매장에서 점원의 “화질의 차원이 다르다”며 권하는 말에 솔깃해 200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고화질(HD)TV를 샀지만, 정작 집에서 보니 예전에 보던 구형TV와 다를 게 없었다. 화질에 만족을 못한 전씨가 케이블방송사에 전화를 했더니 직원은 “디지털 케이블로 전환해야 HD 화질을 감상할 수 있다”며 “전환한다 해도 아직까지는 HD급 화면을 모든 프로그램에서 다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명료한 사진 같은 고화질을 기대하고 거금을 투자했던 전씨는 요새 HDTV를 구입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 방송위원회가 지상파TV의 디지털전환 정책을 확정짓고, 지난 해부터 각 지역케이블방송사(SO)들이 속속 디지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더 나은 화질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 높아져 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주변에서 “예전보다 훨씬 좋은 화질을 감상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거금을 들여 디지털TV를 장만한 시청자들도 “전에 보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며 디지털 방송의 품질에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HDTV 화질이 안좋은 이유=시청자들이 고화질을 즐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TV수상기만 바꾼 채, 방송을 보는 수단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HDTV를 장만하고 HD방송을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직접 UHF안테나를 세워 전파를 잡는 방법과 케이블TV를 통해 보는 법,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에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한다 해도 모두 HD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KBS, MBC, SBS의 경우 방송사에서 HD급으로 보내는 콘텐츠만 HD방송을 즐길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현재 하루에 4~5시간 정도를 HD로 송출하고 있다. 케이블이나 위성에 가입한다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케이블로 지상파 HDTV를 보기 위해선 지난 7월 각 SO들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디지털 케이블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케이블방송사에 별도로 요청해 HD 방송을 볼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그러나 디지털 케이블 서비스를 하지 않는 지역이 꽤 되는데다, 지역에 따라 일반 케이블TV 80번대에서 HD방송을 하는 지역도 있고, 하지 않는 지역도 있다. 게다가 디지털 서비스를 신청해도 오로지 지상파 방송사들이 HD방식으로 제작한 프로그램만 HD급 화질로 감상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한편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도 지상파 HD 프로그램을 HD급으로 방송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자체 채널인 ‘SKY HD’에서 24시간 HD화질로 제작된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을 뿐이다. ▦ 아직은 요원한 HD방송=현재 케이블 방송사들은 디지털방송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HD보다 한 단계 낮은 ‘SD’급에 그치고 있다. SD급은 이론상 지금의 아날로그 방송과 화질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아날로그 방송의 경우 전송과정에서 각종 외부 환경으로 인해 방송사에서 쏴 주는 좋은 화질이 훼손되지만, 디지털 SD는 방송사가 전송하는 화질을 사실상 그대로 구현한다. 현재 OCN, 홈CGV, m.net, 온스타일 등 주요 케이블채널들은 모두 SD급으로 송출하고 있다. 국내 최대 채널사업자인 온미디어가 디지털 케이블 전용 영화채널 ‘스토리온’을 지난 연말 선보였지만 이 역시 화질은 SD급이다. 게다가 온미디어, CJ미디어를 비롯한 국내의 대형 프로그램 공급사들중 대부분은 본격적인 HD전환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HD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4~5배 가량의 비용이 필요한데, 이를 메울 마땅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상황이다. 전체 가구 중 80%가 가입해 있는 케이블TV의 경우도, 사업자들중 상당수는 케이블HD 전환 계획을 세워놓지 않고 있다. 프로그램 공급자들이 HD급 콘텐츠의 제작을 생각하고 있지 않은데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수십 개의 HD채널을 송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송업계에선 지난해말 현재 250만대 가량의 HDTV가 보급돼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면적인 HD방송의 실시는 요원하다. 따라서 HDTV를 살 시청자라면 가전제품점에 들리기 전에 우선 동네 케이블TV방송국에 HD방송을 볼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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