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암센터 확충·전문의 영입 경쟁

삼성, 로봇수술·해외기관 연수등 혜택 '러브콜'<br>내년 개원 가톨릭의료원도 "센터설치·인력확보"<br>세브란스·서울대병원까지 가세 "몸값 더 뛸듯"

대형 병원들이 암센터 확장경쟁에 나서면서 유능한 암 전문의 확보를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최근‘아시아 최고 암 치료기관’을 지향하며 문을 연 삼성암센터 전경.

최근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삼성암센터가 문을 열었고 세브란스병원ㆍ서울대병원도 곧 암센터를 착공하는 등 대형 병원들 간에 암센터 확충 및 암 전문의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암센터는 암 전문의 영입을 위해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급 암 전문의들에게 '장기간 해외연수' 등의 혜택을 내걸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펼쳐 왔다. 현재 삼성암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임강사 이상 교수급 스탭 85명 중 30% 정도인 25명이 암센터 개원을 위해 새롭게 충원됐다. 삼성암센터는 향후 센터 내 연구소에 근무할 교수급 암 연구의사 20여 명도 곧 충원할 계획이다. 내년 5월 기존 강남성모병원 옆에 새 병원을 오픈하는 카톨릭의료원도 고형암ㆍ여성암ㆍ혈액암(조혈모이식센터) 등 3개 전문암센터를 설치키로 결정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여의도성모병원 등 타 분원에서 암 전문의를 데려오는 한편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다른 병원에서 스카우트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내년 외래암환자를 위한 암센터를 완공 예정인 서울대병원 관계자도 “향후 암센터 공사 진행과정에서 인력충원에 대한 논의가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학병원급 암 전문의들 가운데 상당 수는 삼성암센터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삼성 측이 외국 유명 암 치료기관 연수 및 로봇수술 연수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했다고 들었다. 삼성으로부터 제안을 못받은 사람은 암 전문의가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해 스카우트 제안이 봇물을 이뤘음을 내비쳤다. 실제로 A대학병원의 한 혈액암분야 전문의는 수개월 안에 삼성암센터로 옮기기 위해 현재 진료시간을 단축하는 등 이적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각 병원들이 암센터 확충에 나서며 무한경쟁체제로 접어들면서 암 전문의들의 몸값이 올라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라며 “특히 대학병원 암 전문의들은 돈보다 환자 욕심이 많아 다양한 환자를 접하고 연구할 수 있는 보다 크고 좋은 시설로 옮길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의료원 측은 암센터 설립 발표를 한 2004년 이후 꾸준하게 공채ㆍ특채를 통해 인력을 충원해 왔으며 다른 병원에서 무리하게 인력을 빼오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삼성의료원 관계자는 “암 전문의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건 적은 없다”며 “1~2년 간의 해외연수는 삼성의료원에서 근무하는 스탭들 모두에게 부여되는 혜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분간 공식적인 암 전문의 충원계획은 없다”면서도 "과별로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충원계획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해 인력확보 노력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기존 암센터 증축을 계획 중인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원 입원환자의 40%가 암환자인 만큼 암 전문의는 지금도 충분히 확보돼 있다. 예년 수준의 암 전문의 채용을 고려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올 3월 암센터를 착공하는 세브란스병원의 한 의사는 “우리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임상의사 가운데 90% 이상이 연세의대 출신으로 자부심이 강하다. 연봉 1억원 이상 등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하지 않는 한 삼성의료원은 물론 미국 하버드대학이 제안을 해와도 옮기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뒤집어 해석하면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할 경우 옮길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이들 병원 역시 스타급 암 전문의들이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고, 암센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른 병원의 스타급 전문의 등을 영입해야 할 입장이어서 당분간 유능한 암 전문의 확보를 위한 스카우트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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