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아웃렛 부지에서 시작된 영토전쟁이 인천을 거쳐 광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광주점이 장기 임대하고 있는 광주유스퀘어를 포함한 금호 터미널 건물과 부지를 놓고 롯데와 신세계가 모두 현 소유주인 금호아시아나그룹측에 매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인수에 좀 더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회동을 갖고 광주 터미널 인수 의향을 타진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과 박 회장이 몇 차례 만났다고 들었다”면서 “광주 터미널과 관련해 신세계에서 지속적으로 매입 의사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 역시 광주 터미널이 매물로 나오기만 한다면 사들이겠다는 의사를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는 광주터미널 매각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용진 부회장과 박삼구 회장의 회동도 부인했다.
그러나 유통업계는 금호가 그룹 구조조정과정에서 광주터미널을 매각할 수도 있다고 보고 다각도로 매수 작업준비를 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양쪽이 다 눈독을 들이는 상황에서 어느 쪽이 가져가든 큰 싸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일단 신세계가 세들어 살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금호가 일단 팔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결국 좋은 조건을 내거는 쪽으로 기울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롯데와 신세계의 영토 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파주 아웃렛 사업부지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다 롯데가 신세계에 허를 찔렸고, 올해는 롯데가 전격적으로 신세계 인천점이 입점해 있는 인천 종합터미널 건물과 부지를 사들이기로 인천시와 협정을 체결하면서 신세계에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