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기회복 낙관할 때 아니다

국내외에서 경기에 관한 신호와 지표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전망 및 보고서에서 올 경제성장률이 4% 안팎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경기하강 국면이 마무리되고 있으며 이르면 3월 말, 늦어도 2ㆍ4분기에는 경기저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은 터키에서 “한국경제는 물가ㆍ외환ㆍ성장률ㆍ실업률 등 모든 측면에서 완전히 회복됐다”고 강조했다. KDI의 성장률 전망은 정부 목표치인 5%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지만 최소한 앞으로 경기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점에서 희망적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적색 경보가 들려오고 있다. 얼마 전 세계은행이 세계경기 하강을 전망한데 이어 지난주 말 국제통화기금(IMF)과 선진7개국(G-7) 재무 장관들이 다시 급속조정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고유가ㆍ위앤화ㆍ미국의 쌍둥이 적자 확대 등이 성장의 위협요소로 지적됐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증시는 거의 2년 만에 최대낙폭을 기록하며 다우지수 1만선이 붕괴될 상황을 맞고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둔화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 큰 부담 요인이다. 국내 소비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고 자만해서는 더욱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수에 봄기운이 돌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심리일 뿐 실물부문은 여전히 썰렁하다. 고용문제의 경우 대통령의 말과 달리 개선되지 않고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외여건 악화가 수출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삼성전자ㆍ현대차 등 그간 우리경제를 이끌어 온 대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 부진은 고유가ㆍ환율하락 등의 악영향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증시 하락 여파로 국내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도 불안감을 더해준다. 경제는 심리라는 점에서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파고가 일고있는데도 일부 지표에 근거해 낙관에 빠져서는 안 된다. 정부도 기업도 대외여건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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