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봉 금융감독원 보험담당 부원장보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카드수수료율 인상이 손해보험사에 끼칠 충격이 크다"며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큰 악재를 만난 셈"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손보사들이 양호한 수준의 손해율(보험료를 받아 보험금으로 내준 비율)을 유지하자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를 유도해왔다. 지난 4월 평균 2.5% 인하했지만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근 카드사가 손보사들에 수수료율 20% 인상을 요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김 부원장보는 "10월 말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80.8%에 달한다"며 "대형사 기준 손익분기점 손해율이 77%인 점을 감안하면 적정 손해율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손보사의 영업환경이 나빠졌고 카드수수료율 인상까지 겹쳐 보험료를 깎아줄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김 부원장보는 "차 보험은 1년 단위로 가격이 변동되고 최소 4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손보사의 손해율이 겨울철에 안정된다면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내년 4월쯤 돼야 인하 여부를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손보사들이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 요구에 맞서 카드납부를 거절해도 소비자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차 보험의 경우 고객의 80%정도가 카드 결제이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 방지가 중요하다"면서 "지난해에도 생보사가 카드납부를 거부한 후 계좌이체 등 고객불편을 줄이는 다양한 방법을 마련했던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