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쏟아진 미국發 호재 불구 시장불안 해소엔 역부족

서브프라임 구제안발표<br>버핏 "8,000억달러 재보증"<br>FRB 300억달러 방출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발 신용경색으로 연일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12일(현지시간) 모처럼 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호재가 한꺼번에 나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00억달러의 긴급 유동성을 공급했는가 하면 미 재무부와 6개 은행들은 제2차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구제안을 발표했고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은 신용위기의 뇌관인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들 조치가 신용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기엔 어림도 없지만 시장에 팽배한 불안 심리를 녹이는 데는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잇단 호재에 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일단 기대감을 표시했다. 뉴욕 금융시장이 주목한 최대 호재는 버핏의 모노라인 구제안 제시였다. 버핏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MBIAㆍ암박ㆍFGIC 등 3대 모노라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방정부 채권(municipal bond)에 대한 재보증을 지난주 제안했다고 공개했다. 버핏의 재보증 규모는 8,000억달러로 모노라인 총 보증채권 2조4,000억달러의 33%에 이른다. 이들 모노라인은 버핏의 제안을 이미 거절했거나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음에도 뉴욕증시는 ‘버핏 랠리’를 연출했다. 버핏이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부상한 모노라인 구제에 나섰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시장은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인 것이다. 모노라인이 버핏의 제의를 거절한 것은 부실의 화근인 서브프라임 채권에 대해서는 재보증 대상에서 제외한데다 지방채가 상대적으로 부도위험이 낮아 큰 이득이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버핏의 제의를 거절한 MBIA와 암박의 주가는 이날 15%가량 폭락했다. 미 재무부와 씨티그룹ㆍ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6개의 대형 은행은 주택차압을 잠정 유예하는 내용의 제2차 서브프라임 구제책을 내놓았다. ‘프로젝트 라이프라인(Project Lifeline)’이라고 명명된 이번 조치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주도했다. 주택 차압을 30일간 잠정 유예하고 이 기간 동안 대출자와 은행이 합의해 좀더 나은 금리 조건에서 모기지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내용이다. 이 대책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를 겨냥한 지난해 12월 1차 대책과 달리 프라임을 포함한 모든 모기지 대출자들에게 적용되고, 미국에서 모기지 대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6대 은행이 참여해 수혜폭이 넓다. 그러나 이 같은 대증요법으로는 서브프라임 환부를 도려내고 주택 차압과 집값 하락을 방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이 계속되는 한 올해와 내년에 200만가구가 차압처분을 받아 살던 집에서 쫓겨 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기가 좋아져 집값 하락이 멈추기 전까지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는 계속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FRB도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불구하고 자금시장의 경색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 기간물경매(TAF)를 통해 만기 28일짜리 300억달러를 시중에 방출했다. FRB가 은행의 규모와 상관없이 손쉽게 유동성을 보충할 수 있는 TAF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기는 지난해 12월과 1월에 이어 이번에 5번째다. 한편 이날 자금시장에서는 이 같은 잇단 호재에 힘입어 안전 투자처인 미 재무부채권(TB)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10년 만기 TB 수익률은 3.65%로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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