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로운 협력모델에 지지를 보낸다. 특히 중소·중견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전수받아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만 공개되거나 자칫 한국 산업의 하부구조가 GE의 하청공장화하는 경우를 우려하지만 기우에 불과하다.
당장 GE가 첫 협력사업으로 꼽은 BOP(Blow Out Preventer:심해유정의 압력분출을 막는 밸브 시스템)만 해도 초일류급 기술이다. 이에 앞서 GE가 한국에 구축하기로 결정한 유방암진단기기 글로벌센터나 생산시설도 선진형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전세계에 지역본부를 두고 있는 GE가 한국을 마다하고 중국이나 일본을 선택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하청공장화 운운은 속 좁은 발상일 뿐이다. 중소·중견기업들이 GE의 브랜드로 수출되는 경우라도 부가가치는 상당 부분 한국에 떨어지게 마련이다.
GE와 포괄적 제휴가 성사된 데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이 컸다. 박 대통령과 지난해 10월 방한한 제프리 이멀트 회장 간 면담의 후속조치 격인 이번 양해각서(MOU) 체결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 글로벌 기업이라고 해도 정부가 아닌 개별기업과 이례적으로 MOU를 맺은 산업부의 결단도 평가할 만하다. 남은 과제는 두 가지다. 개별사업의 견실화를 넘어 국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 협력강화로 이어진다면 이번 모델은 훗날 한국 산업구조 혁신의 계기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