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코앞에 임박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17일이 이라크 무장 해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의 마지막 날이라고 선언, 유엔의 승인과 관계없이 곧 이라크 침공을 강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16일 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제도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 및 주제 마누엘 두랑 바로수 포르투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17일이 이라크 사태가 외교로 해결될 수 있을지 결정하는 날이 될 것”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날까지 제2차 이라크 결의안을 승인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부시 대통령 등 3국 정상들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결의안 철회를 고려했으나 대신 안보리에 최후통첩을 내린 셈으로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대안이 24시간밖에 시한이 남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전쟁이 이번주중 개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무장 해제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맞게 될 것임을 언급한 유엔 결의 1441호를 인용하면서 “그 결의는 만장일치로 통과됐고 그 논리는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6일 이라크에 최종시한을 30일 연장하는 방안은 수용하겠다고 제의했으나 딕 체니 부대통령은 이는 지연 책략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부시대통령이 며칠 안에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될 것이라고 말해 개전이 임박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이라크 전쟁이 시작될 경우 수주일내에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라크가 공격당한다면 전 세계 땅과 바다 등 어느 곳에서도 전쟁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또 이라크는 미국과 영국이 주장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라크가 전쟁에 대비해 수개월째 준비해왔으며 수만명의 이라크인이 미국에 맞서 순교를 자원했다고 16일 주장했다.
우정아 기자
<미주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