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요금제가 시판될 경우 관련 업계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이며, 공정 경쟁을 저해할 것이란 의견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국내 이통업계는 이 요금제가 미국에서 허용되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AT&T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 행사에서 '스폰서드 데이터'(Sponsored Data)라는 이름의 요금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각종 콘텐츠나 앱을 이용하면서 발생한 데이터 통신요금을 이용자가 아닌 해당 콘텐츠나 앱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대신 내 줄 수 있다. 해당 서비스가 스폰서드 데이터가 적용되는지 여부는 스마트폰 상태 표시줄에 뜨는 특정 기호를 통해 알 수 있다.
이 요금제가 실제로 시판되면 통신업계뿐 아니라 정보기술(IT) 및 콘텐츠 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이 지불하는 통신요금 가운데 데이터 서비스 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지 않은데, 동영상 등 콘텐츠 다운로드로 인해 부과되는 게 대부분이다.
특정 서비스 업체가 스폰서드 데이터 요금제를 통해 통신요금을 이용자 대신 부담한다면 여기에 사용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 또한 이를 채택한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도 상당한 고객 유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스폰서드 데이터 제도를 감당할 수 있는 자금력이 없으면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기 쉽지 않게 될 공산이 커진다. 자금 문제에 따른 공정 경쟁의 저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 신생 업체들이 주도하는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신생 업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 기존 업체의 벽을 넘기 쉽지 않다.
이와 관련 톰 휠러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지난 8일 "AT&T의 스폰서드 데이터 서비스에 망 중립성 원칙 위반이나 경쟁 저해 등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