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애프터서비스센터에 방문했다가 안타까운 광경을 접했다. 온라인 오픈마켓을 통해 구입한 무한잉크를 사용하던 고객이 잉크 누수 및 인쇄 끊김현상으로 프린터 수리를 요청했으나 임의로 비정품 잉크를 사용해 무상 수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부품 교체비용도 적지 않아 차라리 새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서비스센터를 뒤로하고 나오면서 관련 업계에서 수십년을 종사해온 전문가로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정품 잉크와 비정품 잉크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카트리지에 잉크를 충전해서 사용하는 리필 방식의 비정품 잉크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카트리지에 있는 노즐의 수명이 다 할 경우 인쇄 품질에 영향을 미치거나 잉크가 누수되는 일이 많아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프린터 헤드가 손상되거나 인쇄 끊김현상 등 잠재적인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올바른 인식조차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이 같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단지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비정품 잉크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을 일부 찾아볼 수 있다. 주요 프린터 제조사들은 비정품 잉크의 위험성과 비효율성, 불량률을 알리면서 소비자들이 정품 잉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권장사항일 뿐 소비자의 직접적인 구매 의사를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비용을 절감하려고 비정품 잉크를 구입하면 자칫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소모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주요 프린터 제조업체들이 선보이는 정품 잉크는 기업의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으로 자사의 프린터기와 호환됐을 때 최상의 인쇄 품질을 보장한다. 프린터기기의 인쇄 메커니즘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됐을 뿐 아니라 인체 유해성 등 안정성 검사를 통과한 제품이기에 더욱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소모품 선택에 있어 단순히 잉크의 가격에 현혹되지 말고 향후 프린터를 사용함에 있어 보다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폭넓은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자동차라도 저급 유류를 주입하면 그 성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적의 결과물을 안정적으로 출력할 수 있는 프린팅의 시작은 정품 잉크 사용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