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좁아진 대졸 공채 취업문… 3대 미스매치 해결해야

대졸 예정자나 취업재수생들의 대기업 공채 경쟁률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고 있다. 경영실적 악화로 연초 계획했던 공채규모를 줄이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매출액 상위 300대 기업 가운데 지난해보다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32%)이 늘리겠다(15%)는 기업의 2배나 된다. 이공계 출신은 그나마 형편이 낫지만 인문사회 계열 출신은 100대1을 넘는 경쟁률을 뚫어야 할 판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런 현상은 처음이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


취업난의 원인은 우선 가파른 엔저(円低)와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로 우리 기업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내년에도 나아질 기미가 좀체 보이지 않으니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인문사회 계열 졸업생을 채용하지 않거나 경력사원 위주로 뽑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도 대졸자의 취업문을 비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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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루빨리 손 봐야 할 것은 우선 시장수요와 동떨어진 고교 및 대학의 문·이과생 비중이다. 현재 고교의 문·이과생 비중은 6대4다. 지난해 대학입학 정원의 48.4%가 인문계, 38.5%가 이공계다. 반면 취업시장의 수요는 2대8로 거꾸로다. 따라서 문·이과생 비중을 조정하고 중등교육과정에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 둘째, 대기업을 선호하는 취업준비생들의 눈높이와 일자리 간의 미스매치다. 청년들의 대기업 집착으로 중견·중소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는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

셋째, 고졸자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과 시장수요 간의 미스매치도 심각한 상황이다. 2020년께면 고졸자 공급이 수요보다 32만명 부족한 반면 대졸 이상 학력자 공급은 수요보다 50만 명이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 수급불일치를 줄이고 보건의료·관광·교육·금융·소프트웨어 등 서비스 부문의 규제완화와 산업진흥책을 통해 대졸 이상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늘리는 정부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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