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선을 3주 가량 앞둔 24일 미하일 카시야노프 총리가 이끄는 내각을 해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 헌법 117조에 의거, 내각해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총리 대행에는 빅토르 흐리스텐코 부총리가 임명됐다.
내각 해산과 관련해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선을 앞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국민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내각의 레임덕 우려를 일소하며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미국의 CNN 방송은 보도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번 조치는 오는 3월 14일 대선 이후 국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나의 입장을 설정하려는 (본인의) 희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했다.
카시야노프 총리는 지난 91년 소련 붕괴 이후 경제ㆍ금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인물로 푸틴 대통령은 2000년 3월 대선에 당선된 뒤 그를 바로 총리로 임명했었다.
한편 이날 내각 해산 발표 이후 러시아 뿐 아니라 독일과 영국 주가가 오전장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유럽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