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대학 졸업생, 은행 퇴직자, 투잡을 원하는 자영업자, 변호사….'
보험 설계사의 출신 성분이 다양해지고 있다. 설계사라고 하면 중년 아줌마부터 연상되는 시절은 이미 갔다는 말도 나온다. 신시장 공략에 혈안인 보험사들이 설계사 흡수 채널을 다변화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하나HSBC생명은 하나은행 출신의 지점장 등 퇴직자 30여명을 개인대리점 대표로 쓰고 있다. 공식 직함은 개인대리점 대표지만 실제로는 설계사다. 은행 시절 네트워크를 살려 이들을 특수 영업 채널로 만든다는 게 회사 측의 복안이다.
신한생명은 '소호슈랑스'라는 생소한 채널을 만들었다.
소호슈랑스는 '소호(자영업자)가 파는 보험'이란 뜻으로 자영업자 출신의 설계사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보험을 팔고 있다. 취약한 소득 기반을 넓히길 바라는 자영업자들의 호응이 높은데 더러는 중소기업 사장, 변호사도 있다. 그 수만 1,600명에 이를 정도. 이들이 벌어들이는 월납 초회 보험료도 1년 전 수천만원 정도에서 최근에는 6억원으로 불었다.
알리안츠생명은 온라인 교육을 받은 뒤 영업에 나서는 디지털 어드바이저(DA)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500여명으로 항시 돈에 목마른 주부가 대부분이다.
떡잎부터 남다른 젊은 설계사를 키워보겠다는 보험사도 눈에 띈다.
최근 보장성 보험만 팔겠다고 선언하는 등 내실 경영에 치중하는 현대라이프는 파릇파릇한 대졸 사원으로 짜인 YGP(Young Generation Planner)란 조직을 꾸렸다.
AIA생명도 직장생활을 해본 20~30대 가운데 영업 잠재력이 있는 설계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맞물린 여파도 있지만 시장 개척의 한 방편으로써 설계사 직업군이 이전보다 다채로워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