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대통령 간담회] 26일로 연기.. 5대그룹 바짝 긴장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던 김대중 대통령 주재의 정·재계 간담회가 26일로 갑자기 연기되자 5대그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표면적인 연기이유가 무엇이든 5대 그룹이 느끼는 부담감이 적지않다. 무엇보다 5대그룹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특히 반도체 빅딜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13일 국무회의에서 金대통령은 『최근 경기가 다소 좋아진다고 하니까 업계에 해이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5대재벌의 구조조정문제가 아직 국제적 비판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국제적 비판」을 빗대 5대 그룹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이다. ◇5대 그룹의 움직임=5대 그룹은 정재계 간담회가 오는 22일 열리는 것으로 알고 13일 구조조정본부장 회의를 가졌다. 결론은 「정재계 간담회 이전에 현안을 매듭짓자」는 것. 그러나 회의 직후 간담회 연기소식이 전해지자 5대 그룹의 분위기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려 공개적으로 회의까지 열었는데 정부측 반응이 의외로 차갑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연연합회는 『간담회 연기는 청와대 일정때문일 것』이라며 『간담회 전에 빅딜을 마무리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각 그룹간 이해가 엇갈린 빅딜이 생각처럼 쉽게 마무리될 지는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빅딜의 타결 가능성=일단 16일이후 26일이전에 현대의 정몽헌(鄭夢憲)회장과 LG의 구본무(具本茂)회장이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업계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양측의 총수들이 만나 결론을 지어야 한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현 상황에서 양 회장의 만남에 적극적인 곳은 현대. 반도체 빅딜이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어 회장들이 만나지 않고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대 구조조정본부장인 박세용(朴世勇) 현대상선 회장은 13일 『정몽헌(鄭夢憲) 현대 회장이 13일 현대건설의 이란가스전 개발사업 수주를 위해 프랑스로 출국, 오는 16일 귀국할 예정』이라면서 『鄭회장이 귀국하고 나면 양 그룹 회장간 만남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경련의 손병두(孫炳斗)부회장도 이날 구조조정본부장 회의후 『정·재계 간담회 이전에 반도체 협상을 끝내줄 것을 양 그룹에 당부했으며 양 그룹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논리때문에 양측의 의견차이가 매우 큼에도 불구, 빠르면 다음주중, 늦어도 정·재계 간담회전에 총수회동이 이뤄져 가격협상의 큰 줄기나마 타결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재계 관계자들은 관측하고 있다. ◇나머지 빅딜 추진상황=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빅딜대상 기업간 이견이 좁혀진 항공, 철도차량, 발전설비는 통합법인 설립작업을 가속화하고 실사까지 마친 석유화학은 추가출자 등 미합의 쟁점을 이른 시일안에 해소키로 했다. 철도차량은 6월말까지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고 발전설비와 선박엔진의 빅딜은 이달말까지 실사를 거쳐 한국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항공기 빅딜은 5월말까지 사업구조조정위원회의 심사를 받을 예정이며 현대정유의 한화에너지 인수와 대우의 삼성자동차 인수도 마무리된 상태. 다만 석유화학의 경우 삼성종합화학보다 2,700억원가량 기업가치가 낮게 나온 현대석유화학이 그룹으로부터 추가출자를 받아야할 처지. 두 회사는 6월말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아직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손동영 기자 SONO@ 고진갑 기자 GO@SED.CO.KR

관련기사



손동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