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영화] 한국영화 배급판도가 바뀐다

시네마서비스 아성에 제일제당.신도필름 등 도전장한국영화의 배급판도가 바뀐다. 지난해 한국영화에 막강한 배급력을 과시하던 시네마서비스 외에 재기를 선언한 제일제당 CJ엔터테인먼트와 종로3가의 피카디리와 단성사를 운영하는 신도필름이 본격적인 배급망 구축에 나섰고, 신생사 튜브엔터테인먼트가 그동안의 물밑작업을 마치고 빠르면 3월부터 배급에 나설 전망이다. 또한 시네마서비스의 메인관이었던 서울극장은 「종로3가는 하나의 배급으로 가자」는 영화사의 발전적 제의에 동조, 피카디리와 단성사를 하나의 배급망으로 엮어 영화를 푼다. 종로3가에서만은 시네마서비스나 신도필름의 독점적 라인이 없어지게 된 것. 이와함께 앞으로 개관을 앞두고 있는 멀티플렉스관의 향방도 주목된다. 삼성동 아셈컨벤션센터에 들어설 동양의 16개관이 3월에, 그리고 반포 터미널에 들어설 동아수출공사의 「센츄럴 6」가 4월 오픈을 맞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영화 유통구조에서 배급은 흥행을 판가름하는 관건이다. 노점에서도 물건진열을 잘해야 하나라도 더 팔 수 있듯, 영화를 좀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선 상영관 확보가 절대적인 조건이다. 언제나 좋은 극장을 차지하기 위한 공방전은 치열했지만, 「전쟁」이란 말이 실감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말 개봉한 「해피엔드」를 새해 벽두부터 1주일 간격으로 잇따라 개봉한 「박하사탕」「거짓말」「행복한 장의사」의 극장다툼에 중도하차하는 불운을 맞았다. 이에 제일제당은 최근 종로2가의 씨네코아 2개관(3,4관)을 5년간 임대계약했다. 종로 중심가의 안정적인 배급망을 위해서다. 제일제당은 이에앞서 지난해 11월 삼성영상사업단이 장기임대했던 서울극장의 2개관을 인수하려했지만, 불발에 그치는 쓴맛을 봤다. 제일제당은 종로2가 진출에 이어 동대문으로 손을 뻗었다. 지난달 29일 개관한 「프레야 MMC 10」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 이로써 제일제당은 서울에만 명보·허리우드·시네코아·프레야MMC·CJV강변의 라인을 구축,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일제당은 「행복한 장의사」「춘향뎐」에 이어 강제규필름의 새영화 「단적비연수:은행나무 2」「공동경비구역 JSA」「킬리만자로」등 한국영화 배급은 물론 「아메리칸 뷰티」「엘도라도」「갤럭시 퀘스트」등 드림웍스 영화를 무기로 아시아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제일제당은 직업 투자작품 이외 배급대행까지 포함한 15편 정도의 한국영화와 드림웍스 영화를 묶어 연간 20여편을 배급해 명실상부한 메이저 배급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일신창투의 간판이었던 김승범 수석심사역이 설립한 튜브엔터테인먼트 역시 영화계 또다른 복병으로, 향후 판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미 배급의 쓴맛 단맛을 다 본 김승범씨는 『배급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며 『패권을 장악해 요리하겠다는 게 아니라 실속있는 2등 전략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역」「제너럴」등을 수입·배급하던 일신창투와는 달리 『이를테면 「성룡영화라도 손을 대」당장은 전략적으로 배급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튜브는 올해 할리우드 직배영화에 비길만한 「큰 영화 2~3편에 「제작비 1억달러」급 영화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한국영화는 「가위」「2009 로스트 메모리즈」이외 현재 결정된 작품이 없다. 한편 시네마서비스의 수성 의지도 만만치 않다. 이미 「반칙왕」「인터뷰」「플란다스의 개」「비천무」「해변으로 가다」「비밀」등과 외화 서너편을 포함해 20여편의 올해 라인업을 확정한 데 이어 우노필름의 차승재 대표까지 날개로 달아 막강 전력을 갖췄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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