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화제의 책] 빛나는 술잔

이준기 지음, "깊은 어둠 속에서 홀로 술을."간혹 시 쓰는 일을 천형(天刑)이라고 말하는 시인들이 있다. 몇 날을 지새며 머리를 싸매고 가슴을 쥐뜯어도 깊은 울림이 있는 시는 좀처럼 토해지지 않는 고역. 그렇다고 시 쓰는 일이 밥을 주지도 않는다. 그래도 시인은 시를 쓴다. 왜? 시인 이준기씨는 "저버릴 수 없는 운명적 끈에 이끌려 시를 쓴다"고 말한다. 그의 세 번째 시집 '빛나는 술잔'에는 시 쓰는 이들의 고뇌와 시에 대한 사랑이 짙게 배어 있다. "어둠 속에서 홀로 술을 마십니다. 멀리서 포성 같은 천둥소리 울립니다. 죄 지은 일 없는 손이 떨립니다. 부들부들 경련을 일으키는 술잔에 쏴하고 소나기가 쏟아집니다. 잠자던 전신의 핏줄들이 깨어 일어나 캄캄한 절망의 장막을 걷어올립니다. 소나기가 그치고 일순에 빛의 여울이 반짝입니다. 술잔이 하늘 높이 솟아오릅니다." 표제작에는 그의 삶에 대한 사랑과 시(詩) 낳는 산고가 유감 없이 드러난다. 시집에는 자아 보기의 두려움을 표현한 '거울'과 애절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연가' 등의 연작시와 '미워할 수 있는 바다', '외로운 날엔 월미도로 간다' 등의 작품이 실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