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캘리포니아 부동산 중·인니인 투자 ‘열풍’

◎일본인 매각 호텔·빌딩 등 집중 매입/정치적 혼란피해 자본도피처 마련【뉴욕=김인영 특파원】 지난 80년대 미 캘리포니아 일대에 대대적인 부동산 투기를 일삼던 일본인들이 서서히 물러나고, 그자리에 대만·홍콩·중국 본토등 중국계와 인도네시아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일본이 90년대 들어 장기 불황에 허덕이면서 해외자산을 회수하는데 비해 홍콩·인도네시아등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아시아국가의 자본이 안정적 도피처를 찾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지에 따르면 중국계 자본은 지난 17일 일본인이 건설, 운영하던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을 매입했다. 4백33실의 이 호텔은 일본 부동산업체인 토비시마사가 일본 장기신용은행에서 거금 7천9백만달러를 빌려 건설했으나, 이날 중국계 업자들은 4천5백만달러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금액은 건설비 1억2천5백만달러의 3분의 1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이다. 이외에도 홍콩·대만·중국본토를 포함한 중국계가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한 캘리포니아주 남부지역에 호텔 및 오피스빌딩을 매입하는 사례가 지난해말 이후 잇따르고 있다. 홍콩계 자본은 지난해말 리젠트 비벌리 윌셔 호텔과 빌트모어 호텔을 각각 1억4백만달러와 6천3백만달러에 사들였다. 대만계 자본은 웨스틴 보너벤춰 호텔과 LA의 근교 힐튼 호텔 2곳등 모두 3건의 부동산을 각각 5천만달러에 매입했다. 중국계와 인도네시아계가 미서부에서 부동산을 대거 사들이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안한 자국에서 자금을 빼돌려 안정된 투자처에 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부동산 가격이 뛰고 있는 LA 교외 지역보다는 값이 하락하고 있는 도심의 땅을 선호하고 있으며, 한때 일본인들이 사들였던 부동산을 되사들이고 있다. 이에 비해 지난 85년부터 93년까지 미국에 7백70억달러 규모의 부동산을 매입했던 일본인들은 경기 침체에 대응, 앞으로 3∼5년동안 연간 50억∼1백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을 매각할 것으로 미국의 한 연구논문에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일본인들이 내놓는 부동산 매물은 앞으로도 중국인들에게 잇달아 넘어갈 것으로 현지 부동산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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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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