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라크전 종전선언은 됐지만…

부시 미국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서 “이라크에서 주요전투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다. 지난 3월19일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를 소유하고 있다며 공격을 시작한지 43일 만이다. 이라크에서 큰 전투가 끝난 것은 공격개시 3주만이지만 후세인의 행적이 밝혀지지 않은데다 전쟁의 명분이 됐던 대량파괴무기도 발견되지 않아 종전 선언을 할 수 없었다. 명확히 종전선언을 못하고 `주요전투 종료`란 중간형태로 대체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으로선 후세인과 대량파고무기발견이란 변수가 확실히 매듭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고 참전했던 항공모함 등 일부 전력이 철수를 시작하고 후세인 정권의 뒤를 이를 새 정권 수립과 전후 재건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를 더 미룰 수도 없었다. 이처럼 종전선언은 됐지만 이라크사태 해결은 지금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세인의 행방에 대해 사망설과 생존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라크잠정정권수립과 재건을 둘러싸고 강대국들의 생각은 서로 엇갈려 있다. 독일 프랑스 러시아는 재건과 정권수립이 유엔주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스스로 주도권을 쥐려 하고 있다. 미국이 독일 프랑스와 이처럼 깊은 분열현상을 보인 것은 2차대전 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6월 초순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선진국 주요8개국 수뇌회담에 관심이 쏠려 있다.그러나 `석유`란 막대한 이익이 걸려 있는 문제라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힘의 논리만 내세운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공격을 감행한 미국이 이라크 재건의 주도권을 유엔으로 넘길 리가 없다. 양측의 대립은 장기화될 우려마저 있어 이 가운데서 고통 받는 것은 이라크 국민이다. 이라크전이 조기종료 되고 경제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힘을 얻은 부시대통령이 얼만큼 협조자세,즉 양보하느냐에 이라크재건의 원만한 진척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으로서도 이라크재건의 자금이 될 석유를 수출하고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지원을 얻기 위해서는 유엔의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가 필요하지만 협조자세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조금이라도 이익을 더 챙기려는 각국의 외교전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다. 파병까지 한 우리로서도 이라크재건은 큰 관심사다. 중순께 미국을 방문하는 노무현 대통령도 이라크재건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은 물론 이라크 재건이 국제적 협조 속에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미국의 이해를 당부해야 한다. 이러한 외교적 노력은 우리의 최대관심사인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의 밑거름이 된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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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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