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가수반들의 모임인 '디 엘더스(the Elders)' 실무진이 15일 정부 당국자와 면담했으나 "이산가족이나 남북대화 등 어떤 분야에서든 남북 간 신뢰회복과 관계진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원론적 의사만 표시했다. 당초 알려진 북한 고위층의 남북 정상회담 의사표시 여부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걸로 알려져 이들이 생색만 내려 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가능해 보인다.
이들은 이날 통일부와 외교통상부를 차례로 방문해 면담했다. 앤드루 위틀리 엘더스 정책국장을 비롯한 실무진은 이날 김기웅 통일부 통일정책기획관과 임웅순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을 잇따라 만나 대북 문제를 협의했다.
조병제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엘더스 측이 남북 양측이 원하면 교류증진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며 "우리 측은 이에 고마움을 표한 정도였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언론에 보도된 정상회담 등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했는지에 대해서는 "정상회담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당초 일부에서 북한 고위당국자가 최근 엘더스 측에 내년 초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실무진은 외교부 방문에 앞서 방한 목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시각을 알아보기 위해 왔다"고만 답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 다만 당초 방한 직후 북한을 방문한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며 "엘더스 본부가 있는 영국 런던으로 돌아가 방한 결과를 논의할 것"이라고 부인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 엘더스 소속 인사들은 지난 4월 인도적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방북한 바 있다. 그 뒤 한국을 찾아 "언제든 남북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