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대표 박운서)이 초고속인터넷 시장 본격 공략 시기를 두고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등 고민에 빠져 있다.
당초 두루넷을 인수한 후 130만 가입자를 토대로 4월부터 가정용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집중 공략, 통신 3강의 발판을 구축한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게다가 국내외 경제환경이 악화되고 통신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데다 파워콤 인수로 재정부담도 적지 않는 등 악재만 산적한 상태다.
김선태 데이콤 경영기획담당 상무는 “당초 4월부터 초고속 인터넷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었지만 여건이 너무 좋지 않다”며 “내부적으로 하반기까지 관망하자는 의견과 지금부터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아직 사업전략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보론자들은 경기가 안좋은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봐야 효과가 없고 두루넷 등 후발 통신사업자의 환경도 불투명하므로 관망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조기 공략론자들은 현재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반기에 본격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케이블망을 보유하고 있는 파워콤과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다는 견해다.
전문가들은 데이콤은 여유자금이 별로 없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 공격적인 마케팅 보다는 두루넷 인수에 미련을 갖고 관망할 가능성이 우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모 미래에셋증권 통서비스담당 애널리스트는 “데이콤이 아무리 파워콤과 협력할 수 있다고 해도 독자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두루넷 인수에 미련을 갖고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