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에 새바람불까 촉각

후계구도 본격화···미래사업강화 예상 삼성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지난달 28일 저녁 김각중 전경련 회장 희수연에서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할 것"이란 말을 하면서 아들인 재용씨의 경영참여도 공식화했기 때문. 특히 재용씨의 등장은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의 '후계구도 작업'이라는 점에서 시기와 함께 그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정사실화한 재용씨의 활동=이 회장의 발언을 계기로 재용씨는 이번 주총에서 삼성전자 임원(상무보)으로 선임, 경영전면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삼성내부에서 보는 재용씨는 '준비된 후계자'다. 이는 국정감사장에서 "재용씨는 기업경영을 맡을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허태학 에버랜드 사장)는 말에도 잘 담겨있으며, 여기에 이견을 다는 삼성인사들은 거의 없다. 특히 이 회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최고경영자는 환갑이후에는 의사결정 단계에서 손을 떼야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도 주목할만 하다. 이 회장은 내년에 환갑을 맞는다. ◇미래사업에 가속도=재용씨의 등장은 삼성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래사업으로 펴고있는 인터넷 및 디지털 사업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 관계자는 "재용씨가 미래사업에 큰 관심을 기울여왔고 이 분야에 상당한 식견도 가지고 있어 경영에 참여하면 삼성전자의 기획분야에서 미래전략그룹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그동안 수면아래 잠겨있던 신사업들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그의 등장이 그룹 수뇌진의 세대교체와 같은 '폭풍'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곧 단행될 올 사장단 인사에서 대부분의 최고 경영진들이 유임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 이 같은 분석의 확실한 증거. 또 이건희 회장이 그러했듯 현장 경험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재용씨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사들의 중용 가능성은 높다. 이와 관련, 자금과 기술분야에서 그동안 재용씨와 긴밀한 유대를 맺어온 몇몇 경영자와 임원들의 이름이 그룹내에서 거론되고 있다. ◇재계 위상 높인다=그동안 대외 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이 회장의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편법증여'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고 후계구도를 이른 시일안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수비보다 공격이 필요하다는 분석에 근거한다. 극도로 말을 아끼는 이 회장이 '전경련 회의 참석'과 '재용씨의 경영활동'을 밝힌 것은 재용씨를 둘러싼 시민단체의 비난과 여론에 대한 '공격전환'을 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삼성이 재용씨의 이미지를 어떻게 구축하고, 이를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삼성 특유의 치밀한 전략에서 이 문제만큼 중요한게 없기 때문이다. 고진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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