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동반성장위 외식업 신규 출점 가이드라인 확정에 프랜차이즈협회 "최악 시나리오" 반발

비대위 소집 법적대응 모색

3개월간 끌어온 동반성장위원회의 외식업종에 대한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여부가 외식업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 측의 승리로 기울자 대기업과 중견 프랜차이즈 측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며 비상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앞서 동반위는 22일 실무위원회를 열어 대기업 및 중견 프랜차이즈 외식 브랜드의 매장 신규 출점 범위를 수도권 지역은 역세권 100m 이내, 지방은 200m 이내로 각각 제한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동반위는 오는 27일 본 회의를 열어 이 같은 규제 방안을 최종 확정하고 6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프랜차이즈협회는 27일 본회의 전까지 최대한 프랜차이즈업계의 입장을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 23일 조동민 프랜차이즈협회장은 “그 동안 동반위, 외식업중앙회 측과의 협의가 잘 진행돼 왔으나 동반위의 이번 결정은 일방적으로 외식업중앙회 측 입장만 반영돼 협회 입장에서 동의할 수 없는 결과”라며 “부당한 규제 내용들을 시정하기 위한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24일 주요 프랜차이즈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법적 조치를 포함한 대응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대기업 측 역시 동반위의 결정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취지에 공감해 대기업이 양보도 많이 해왔지만 결국 강제조정으로 마무리돼 허탈하다”면서 “이번 결정은 확장 자제가 아니라 확장 동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수익을 내야 해외 사업이 가능한데 국내 사업을 막아놓고 무작정 해외 진출만 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해외 시장에서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몇 년이 소요되는데 해외 투자에도 제동이 걸렸다”고 하소연했다. CJ푸드빌의 빕스는 올해 1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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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레스토랑 T.G.I.F 매장 40여개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리아 측은 “올해 4개 매장 오픈이 목표지만 좋은 자리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사들일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면서 “동반위가 정한 역세권 및 다중복합시설 규모의 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입지를 찾기 힘들어 수익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업계에서는 예상대로 외국계 외식업계만 이득을 보게 됐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에서 매장 100개가 넘는 아웃백은 외국계라는 이유로 중견기업으로 분류돼 국내 대기업 브랜드인 빕스, 애슐리, T.G.I.F에 비해 완화된 규제를 적용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동반위 규제로 외식업계의 사업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신규 출점이 사실상 가로막힌 상황에서 기존 매장의 수익을 높여야 하지만 불경기로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대기업 측을 대표해 협의를 진행해 온 식품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국내 외식산업의 발전보다는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사회ㆍ정치적 분위기를 감안한 결정”이라며 “대기업의 외식사업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과연 얼마나 피해를 입는 지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고 이번 규제가 과연 소상공인들에게 득이 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동반위의 결정을 비판했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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