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애드 플라자] 원작 손질 '리메이크 광고' 뜬다

리메이크는 원작의 유명세를 그대로 이어받아 시선끌기에 효과적인데다 새로운 세대에 맞게 원작을 해석함으로써 재미를 더해준다. 원래 「시인과 촌장」이 불렀던 것을 최근 조성모가 리메이크,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시나무」가 대표적 예.광고계에서 큰 범주의 리메이크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요즘 선보이는 광고들은 유명작품의 특정상황만 따오는 패러디 수준에서 진일보해 가능한 한 원작의 주요 구성형태나 내용에 가깝게 다가서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리메이크 광고의 전형은 오리온 프리토레이의 스낵 「오! 감자」 TV CM. 이 CM은 경극배우의 사랑을 담은 중국영화 「패왕별희」를 스낵무림 양대 라이벌 용심문파와 오리온문파의 한판대결로 리메이크했다. 용심문파의 방장 박철이 고진감래 끝에 비장의 무기를 들고 오리온문파를 쳐들어오자 오리온문파의 오장군은 코웃음을 치며 경극 「패왕별희」 특유의 말투 『용기가상(勇氣嘉尙), 어림반품』로 되받는다. 뒤이어 오장군은 「오! 감자」의 특징인 「돌돌말이」와 「구멍송송」 권법을 선보여 결국 용심문파의 박철이 무릎을 꿇게 만든다. 박철이 패배를 인정하는 『오!감자 전성시대…』라는 찬사를 통해 누구도 당할 수 없는 맛의 진수를 설명하고 있다. 오리온은 의상에서 동작·미술·말투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패왕별희」를 재현했으며 경극에 반해 중국에 홀로 건너가 경극을 배워온 김순홍씨를 오장군으로 직접 출연시켰다. 리메이크 광고의 대상은 영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설 연휴를 전후해 방영될 삼성전자 마이젯 프린터의 2차 TV CM은 뮤지컬 「캣츠」를 리메이크했다. 테크노 춤꾼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전지현이 이번엔 「캣우먼」으로 변신, 전편의 화장기 없는 얼굴과는 달리 인조손톱에 짙은 화장으로 캣츠 출연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도시 뒷켠의 고양이들이 판치는 캣츠의 바로 그 무대에서 N세대들에게 가장 섹시한 춤꾼으로 알려진 전지현이 암코양이의 독특한 몸짓을 여과없이 보여줘 성숙하고 요염한 새로운 모습으로 마이젯의 인기를 계속 끌고 가겠다는 전략. 국제전화 00700광고도 리메이크 사례. 신작영화 「007언리미티드」의 일부 스릴 넘치는 장면을 그대로 광고에 삽입, 「저렴한 국제전화를 찾아라」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제임스 본드역의 피어스 브로스넌이 모델로 직접 출연, 그의 강렬한 이미지와 암호명 007, 국제전화 007을 연계하며 신작영화 홍보까지 같이 하고 있다. 구동본기자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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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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