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의 「묻지마 보험인수」로 계약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생명보험사들은 건강검진 없이 보험계약을 무조건 인수한 후 매월 보험료를 받다가 막상 사고가 나면 뒤늦게 병력을 조사하는 등 보험금을 늦장 지급하는 관행을 아직도 되풀이 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석촌동에 사는 50대 후반의 A씨는 얼마전 황당한 경우를 당했다. A씨는 지난해 7월2일 잘 아는 생활설계사의 권유로 삼성생명의 「직장인 플러스 보장보험 부부형」에 가입했다. 건강검진은 필요없고 암진단을 받으면 무조건 1,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매달 세금을 내듯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다가 지난 2월 초 부인이 유방암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간단한 수술로 완치가 됐다. 수술 후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다 며칠 후 보험사 직원으로부터 『집을 방문해서 조사할 게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보험사 직원은 집을 방문해 한시간 넘게 꼬치꼬치 따져 묻고는 『계약심사를 해서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떠났다.
A씨는 『병에 걸리면 보험금이 필요해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권유할 때는 언제고 막상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금을 노린 사기꾼같은 취급을 한다』고 억울해 했다. 그는 또 『보험계약을 할 때는 아무말 없다가 사고가 나면 이것저것 따지며 보험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뤄, 사람들이 보험을 안들려고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계약심사를 철저히 하면 실적이 안오르니까, 보험은 무조건 받으면서 나중에 보험금을 지급할 때 심사를 철저히 해 계약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과거 보험사들의 과당경쟁에 의한 관행인데 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
다. 우승호기자DERRIDA@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