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날 포럼에서 사회를 본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는 포럼 중간에 자신이 겪은 일화를 유머로 소개하며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그는 "독일 통일을 반대한 대처 영국 수상이 '나는 독일을 너무 사랑한다. 그래서 하나(통일독일)보다는 둘(동·서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우리 주변국도 모두 비슷한 생각일 것"이라며 주변국과의 통일 공감대 형성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폴란드에 있는 북한대사관이 1층을 상업시설로 임대하고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그는 "폴란드 고위관리를 만났더니 이것이 외교 관례상 안 되는 것인데 묵인해주고 있었다"면서 "폴란드가 북한 문을 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도 남북관계에 있어 이 같은 관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의원의 과거 발언도 화제가 됐다. 장 교수는 "(이 최고위원이) 경기도지사 시절 파주에 800만평을 만들어 서울대가 들어오면 배후시설을 다 해주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우리 시대 지성인들을 왜 총알받이로 만드냐고 해 무산된 적이 있다"며 웃었다.
윤영관 서울대 교수는 탈북주민들의 한국사회 정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존 들러리 연세대 교수가 학술지 포린어페어스에서 인용한 내용을 소개했다. 북한에서 지난 2007년 2월 탈북한 리혁철은 2010년 4월3일 연평도에서 배를 훔쳐 다시 월북했다. 탈출을 시도하고 15분쯤 후 배 주인이 전화를 걸어 돌아오라고 설득하자 리혁철은 "개OO야, 내가 거기 있었을 때 잘 해줬어야지…"라고 외쳤다는 것이다.
국회 남북관계 및 교류협력발전특별위원장인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TV 프로그램의 유행어를 들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개그콘서트에 보면 '아이고~ 의미 없다~'는 대사가 인기더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초기 대북정책에 긍정적 평가가 있었으나 내용 진전 없이 구호만 연속되다 보니 피로감과 실망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성호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초등학교 5학년 딸에게 들은 충격적인 발언을 전했다. 임 처장은 "애가 우리나라에서 교육열이 높다고 하는 대치동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자기 반 아이들 대부분이 통일을 싫어하고 반대한다더라"며 "이유를 물으니 통일되면 우리도 경제 수준이 나빠지고 불쌍한 사람들 다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얘기하는 통일은 우리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배웠던 통일"이라며 "통일의 의미에 대해 유연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전문가들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