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경제부처 1급이상 78%가 SKY…금융위는 7명중 6명이 서울대

[MB "학맥 벗어나야"] 공직사회 특정학교 편중 얼마나 심한가<br>경동·경북·서울고 출신들 정치·경제계 '싹쓸이'<br>"고시문화 정착… 학벌주의 깨기 힘들것" 지적도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산업정보학교에서 제86차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정보학교 조리실습실을 방문해 조리교사와 악수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일부 특정대학 출신들이 관료사회의 고위직을 독식한다며 근본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최근 부쩍 '좌클릭 성향'을 많이 보여온 흐름의 연장선상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공직사회에 그만큼 학벌주의가 뿌리내려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른바 '고시 문화'가 정착된 관료사회의 학벌주의를 현실적으로 깨뜨리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 또한 만만치 않다. 이 대통령은 집권 초기 경제관료에 부정적이었다. "(인수위안에)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재정부 조직을 슬림하게 하라고 했더니 잉여인력은 그대로였다. 이러니 모피아란 소리를 듣는다"는 말은 경제관료 인맥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생각은 관료사회의 학벌에 대해 뿌리를 두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실제로 우리 사회 인맥(人脈)의 핵심 관료라고 불릴 만큼 공직사회는 특정대학 출신 대다수가 장악하고 있다. 특히 행정고시 기수라는 서열관계를 바탕으로 학연과 지연 등이 얽히고설켜 어느 인맥보다 견고하다. 이는 소위 명문대로 분류되는 서울대와 고려대ㆍ연세대 출신이 고위직을 차지하기 때문에 나오는 소리다. 당장 주요 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ㆍ금융위원회ㆍ공정거래위원회 경우 1급 이상 고위직은 서울대 출신이 16명으로 가장 많다. 전체 1급의 절반을 차지한다. 다음으로 연세대가 5명, 고려대가 4명에 이른다. SKY(서울대ㆍ연대ㆍ고대) 출신이 전체의 78.1%로 사실상 고위직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서울 지역의 다른 학교는 2명, 지방대학 출신은 다 합해봐야 5명이다. 서울 지역 대학과 지방대학으로 분류하면 각각 84.3%, 15.7%로 서울 지역 대학 출신이 절대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지방대학 출신이 고위직으로 올라가기 힘들다는 얘기다. 4대 부처의 장관들은 서울대가 3명, 고려대가 1명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 내정자와 최중경 지경부 장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서울대 출신이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유일하게 고려대 출신이다. 차관급은 서울대 3명, 연세대, 고려대, 경북대가 각각 1명씩이다. 차관급 이상 10명 가운데 6명이 서울대고 고려대ㆍ연세대가 3명이다. 역시 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가 거의 독점하고 있다. 임종룡 1차관은 연세대, 류성걸 2차관은 경북대, 정재찬 부위원장이 고려대고 윤상직 1차관, 김정관 2차관, 신제윤 부위원장이 서울대 출신으로 가장 많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1급 이상 7명 가운데 6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특정 대학뿐만 아니라 특정 고등학교 출신들도 많다. 우선 현 정권 들어 경동고 출신이 부각을 나타냈다. 경동고 출신은 지난해까지도 정치ㆍ법조뿐 아니라 경제계의 중심세력으로 포진했다. 임태희 대통령 실장을 정점으로 차관급이 유독 많았다. 이 밖에 경북고와 서울고 등 대학 못지 않게 '특정고 마피아'들이 주요 관직을 독식하고 이들이 강한 끈으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