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플러스] 삼성생명, 증권·화재 지분 흡수 '중간금융지주'로 변신할까

"금융지주회사 전환 위해 쉬운 문제부터 해결 중"

"삼성전자 지분 처리 등 현실성 없는 시나리오"

의견 엇갈리며 관심 한몸에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지난 1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 지점장 전략회의'에서 100세 시대를 대비한 '100년의 약속, 100년 보장' 캠페인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생명


삼성그룹의 사업부문 조정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변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 들어 삼성SDI(006400)와 제일모직 합병,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합병, 삼성SDS 상장 등 삼성그룹의 사업부문 조정은 이미 진행형이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입원을 계기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변환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환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대목이 삼성생명의 중간금융지주회사 변화 시나리오다. 시장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삼성그룹이 표면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쉬운 문제부터 해결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삼성전자(005930) 지분 처리 등의 문제 때문에 현실성이 없는 시나리오라고 반박하는 의견도 있다.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변화할 경우 삼성생명 등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다. 중간금융지주제도를 도입해야 보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중간금융지주 시나리오가 등장하고 있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중간금융지주 탄생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지만 방향은 일관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에 따르면 비은행 금융지주회사는 제조업 계열사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해 오히려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처리에 대한 뚜렷한 방안이 생기기 전까지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삼성카드의 제조업 계열사 지분 정리, 삼성SDS 연내 상장,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의 금융계열사 지분 주고받기 등의 절차가 이미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삼성 금융지주회사 신설 방향으로 일관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삼성그룹이 중간금융지주로 가는 쉬운 문제부터 해결하고 있는 수순이라는 주장이다.

궁극적으로 삼성 금융지주회사가 탄생한다면 삼성금융지주는 삼성증권과 삼성화재 지분율 30%까지 확보해야 하고 삼성금융계열사는 제조업 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원 연구원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처분은 삼성전자 지배력과 현금확보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현 상황에서 삼성그룹이 우선적으로 취할 수 있는 것은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의 지분 30% 확보와 삼성전자를 제외한 제조업 계열사 및 삼성증권 지분 처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 예상대로라면 삼성증권과 삼성화재가 우선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고 삼성그룹의 중간금융지주회사 결정이 이어진다면 삼성생명도 자본효율성 개선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중간금융지주를 통한 지배구조 개편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6%, 16조원)의 처리문제와 자회사 최소 지분 확보가 부담된다는 점, 그리고 중간금융지주라는 법제가 여전히 입법화 전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회사의 비금융계열사 보유금지와 삼성생명이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지분 처리 문제가 존재한다"며 "특히 삼성전자를 '지배자회사'가 아닌 '운용자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1대 주주 지위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이에 따른 삼성전자의 지배지분 확보와 양도차익과세 등 문제가 산적해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간금융지주회사는 아직 입법화 이전이라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데다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면 금융지주회사(삼성생명 중심)가 비금융 지주회사(삼성전자 중심)의 상위에 존재하기 때문에 비금융 지주사 전환을 전제로 그 하부에 금융계열사 소유를 허용하자는 중간금융지주회사 관련 법안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구조조정 비용 발생… 내년부터 본격 실적개선"

1분기 순익 전망치보다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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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은 중간금융지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삼성그룹주 내에서도 단연 큰 폭으로 올라섰다. 올 1·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돈 점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분기부터는 구조조정 비용 발생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삼성자산운용 편입 등으로 올해가 지나면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4,180억원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보다 30% 이상 높은 호실적을 내놨다. 대부분 법인세 환급과 영업외 이익의 증가 때문이다. 영업외 이익 증가의 상당 부분은 변액보험 중심의 특별계정으로부터 수수료 유입이 증가한 대목이다.

2분기는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45.3% 감소한 1,379억원을 기록할 전망인데 이는 삼성생명의 구조조정으로 1,200억원의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다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특별계정자산수수료의 증가로 인한 영업외수익의 증가,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한 사업비 감소와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로 인한 마진 상승은 전반적인 수익성의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올해 구조조정의 여파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될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손익 개선은 올해 이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유층 고객 증가와 삼성자산운용 지분 매입 등도 삼성생명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송 연구원은 "금융자산 10억원 고객은 지난해보다 10% 증가했고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고객은 14% 증가해 부유층 시장의 뛰어난 성과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며 "최근 삼성자산운용 지분 매입 등으로 금융 계열사의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은 삼성생명이 지배구조에서 본연의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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