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막오른 플랫폼 빅뱅] <상>치열해지는 미래 IT주도권

삼성, 웨어러블 '디지털 헬스' 내놓자 애플 '헬스킷'으로 맞불

종합 의료 OS로 발전시켜 모바일 헬스시장 선점 의도

구글도 '구글핏' 출시 계획

2017년 7조3,000억 달러… IoT시장 쟁탈전도 가열



삼성전자가 최근 독자적인 모바일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강력한 플랫폼 구축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플랫폼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가 IT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애플이 'iOS ',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출시한 이후 플랫폼 영향력이 강력해진 탓이다. 플랫폼 운영자 정책에 따라 하드웨어(스마트폰·TV) 제조사와 콘텐츠 개발사는 물론 통신사업자까지 판도가 변할 정도다.

실제로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은 iOS가 있지만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써왔다. 게다가 OS를 공급하는 구글이 미래 서비스 개발과 이를 위한 빅데이터 구축에 필요한 정보를 다 가져가면서 삼성전자가 차별화된 독자서비스를 구현하는데 한계에 부딪치는 형평이다. 따라서 이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소프트웨어(OS)와 하드웨어(스마트폰)를 융합하는 '타이젠'이란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초강력 IT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속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등장할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 카 등 새로운 시장을 거머쥐는 곳은 플랫폼을 선점한 기업이 될 것"이라며 "타이젠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가전과 자동차, 헬스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독자적 플랫폼을 구축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앞장서게 된다"고 말했다.

◇독자 OS 기반의 플랫폼, 핵심 경쟁력 부상=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독보적인 기업들로 애플과 구글을 꼽았다. 이를 입증하듯 이들 기업은 최근 발표된 인터브랜드의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2013' 평가에서 높은 브랜드 가치 상승률을 보이며 상위를 차지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 애플은 iOS란 OS를 기반으로 아이폰을 결합하고,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개방해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를 끌어들여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두 회사의 OS 세계 시장 점유율은 90%가 넘는 독점적 위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정책 변화에 민감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OS인 타이젠을 기반으로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하드웨어 분야 1등 기술력에 독자적인 OS를 결합한 경쟁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시장의 주도권을 쥔 이들 기업들의 핵심전략은 플랫폼"이라며 "미래경쟁력을 확보를 위해서 플랫폼 시장 개척을 위한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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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지나 웨어러블 플랫폼 경쟁 치열 = 웨어러블 시장에서는 그나마 삼성전자가 애플과 구글을 앞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헬스케어 개방형 플랫폼인 '삼성 디지털 헬스'를 가장 먼저 공개했다. 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 생태계 조성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가 타이젠 기반의 웨어러블 플랫폼 구축을 선점하면서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양분했던 플랫폼 시장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애플 역시 스마트폰과 컴퓨터용 새 OS인 iOS8과 아이폰6에 들어갈 iOS8에 각종 앱과 기기를 통해 수집한 생체 정보를 모아 재가공하는 플랫폼 '헬스킷'을 선보였다. 단순 모바일 플랫폼을 넘어 종합 의료 지원 OS로 발전시켜 모바일 헬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지막으로 구글도 최근 웨어러블 플랫폼 구축에 명함을 내밀었다. 새로운 헬스 플랫폼 '구글핏'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심수민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초기 웨어러블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타이젠 띄우기에 나선 것은 궁극적으로 스마트폰에 이어 웨어러블과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등의 2차 플랫폼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최후 전쟁터, 사물인터넷 플랫폼 = 전문가들은 플랫폼 시장의 최후 전쟁터는 결국 사물인터넷(IoT) 분야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스마트홈'이란 IoT 솔루션을 공개했다. 웨어러블 플랫폼을 지나서 사물인터넷 플랫폼까지 선점하겠다는 속내로 읽힌다. 스마트홈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오븐, 로봇청소기 등 가전뿐 아니라 TV와 조명까지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의 앱으로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쓸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다.

이에 맞서 애플도 개발자회의에서 스마트홈을 운영하는 플랫폼를 선보였다. 아이폰을 리모컨처럼 사용해 각종 가전기기와 전등, 보안시스템 등을 작동하는 형태다. 이처럼 양사가 사물인터넷 시장에 총력을 다하는 것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IoT 시장은 2012년 4조7,000억 달러에서 연평균 8.8%씩 성장해 2017년에는 7조3,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조신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장은 "스마트홈이나 헬스케어 등 차세대 플랫폼 선점은 비단 삼성전자의 생존으로 끝나는 문제는 아니"라며 "정체 상태에 빠진 국내 IT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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