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남뉴타운 개발의 최대 수혜지역이자 유망 투자처로 손꼽히는 한남동 단국대 캠퍼스 부지의 재개발사업이 오리무중인 상태이다.
13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가 발표한 뉴타운 후보지 12곳 가운데 한남뉴타운이 가장 주목받고 있지만 뉴타운 인근의 단국대 부지 재개발사업은 복잡한 채권채무 관계로 지금까지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단국대 부지는 한남대교 북단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한강 조망도 가능해 뉴타운 개발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난 2월 단국대 부지 이전사업과 관련한 채권 공개매각이 무산된 후 채권채무 문제는 여전히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94년 부지이전사업을 추진했던 한국부동산신탁과 시행사ㆍ시공사ㆍ종금사가 97년 IMF 사태로 모두 부도가 나면서 채무정리 작업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2월 채권 공개매각작업을 주관했던 예금보험공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관심을 보이는 업체가 10여곳 있었지만 경기가 악화하면서 매각이 여의치 않아졌고, 특혜 시비로 이제는 싸게 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안에는 채권 매각 추진계획이 없고 내년에도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국대 부지 재개발사업은 우리은행이 프로젝트파이낸싱(FT) 주간사로 참여해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단국대, 시행사인 스타포드 등과 사업약정서(MOU)를 체결했지만 현재 백지화된 상태이다.
우리은행은 당시 오는 2007년까지 아파트ㆍ빌라 등 1,000여가구가 들어서는 고급 주택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시 MOU에서 한달 내 시공사를 선정한 뒤 3,000억원으로 채권채무를 정리하고 용인으로 학교 부지를 옮기기로 했지만 시행시기가 늦어져 MOU를 철회했다”며 “단국대 부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 아직까지 관련 문의가 오고 있지만 더이상 업무를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가 가진 채권 ▦한국부동산신탁의 채권 ▦과거 시행사가 가졌던 사업권에 대한 법적 문제 ▦조합아파트 추진 당시 조합원 손실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단국대 부지 문제는 탈출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업체의 한 관계자는 “단국대 부지는 입지여건이 뛰어나지만 기존 사업구도와 채무상환 문제가 너무 복잡해 사업이 쉽지 않다”며 “또한 사업성이 워낙 높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해결된 뒤에도 각종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국대 부지 재개발사업은 94년부터 추진됐으나 한남동 부지가 고도제한에 걸리고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시행사와 시공사가 모두 부도가 나 11년째 표류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