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 백지화] 임종룡-은행장 물밑협의 있었다

갑작스런 백지화 이면은…

"유암코 확대가 바람직"

시중은행장 의견 전달

금융위도 전향적 수용

금융당국이 추진하던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이 돌연 백지화된 배경에는 시중은행장들과 임종룡 금융위원장 간 물밑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내부에서는 그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 과정에서 은행의 부담이 커지는 것에 대해 실무 차원의 문제 제기는 있었으나 설립 자체가 무산될 정도의 반발은 없었다.


하지만 시중은행장들이 직접 이 사안과 관련해 새로운 회사 설립보다는 유암코의 확대 개편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금융위에 전달하면서 임 위원장이 이를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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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 과정에서 출자금으로 인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하는데다 구조조정전문회사가 만든 사모펀드(PEF)에 은행이 재출자하면서 이중부담이 생긴다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별로 1,200억원 정도를 출자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은행 BIS비율이 약 10bp가량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이 부분을 단계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당국에 요청해놓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은행은 보유한 부실기업의 채권을 할인된 금액으로 구조조정전문회사에 넘기면서 손실을 바로 인식해야 하고 여기에 매각규모의 45%는 다시 출자해야 한다는 이중부담 문제를 지적해왔다.

이 같은 은행권 내부 목소리가 팽배한 가운데 은행장들의 의견도 모아져 금융위 최고위층에 전해지고 이 과정에서 유암코의 확대 개편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 여신부행장이나 담당 부장들의 경우 구조조정전문회사 백지화 소식을 이날 아침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농협금융 회장 출신으로서 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소통을 중시하는 임 위원장의 스타일이 급작스런 정책방향 전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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