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을 공식 사과했다. 대신 새누리당은 지역별로 경선과 여론조사 등을 실시하는 '상향식 공천제'의 전면 도입을 통해 '공천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할 경우 위헌 논란 및 지역 토호세력 등 검증되지 않은 후보가 난립할 수 있다는 등의 부작용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의 정당공천제 유지 결정을 '실리적 계산'에 입각한 판단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82곳을 차지하는 데 그쳐 92곳에서 승리한 민주당에 밀렸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66곳 중 불과 15곳에서만 당선자를 배출했다. 반면 민주당은 46곳을 차지했고 민주노동당 역시 인천에서 2명의 구청장을 냈다. 지방권력의 상당 부분을 야권에 뺏겼던 것이다.
결국 이번 6·4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국정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목표를 세운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정당 공천을 통한 '기호 1번 프리미엄'으로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당선됐지만 기초단체장 25곳 중 21곳을 야권에 뺏긴 탓에 지역사업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느꼈다"며 "이번에는 공천을 하지 않은 야당에 비해 여당 후보가 상당히 앞서 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