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청탁이 겁이 나 아예 기관명을 밝히지 않고 구인공고를 냈습니다."사상 최악의 취업난으로 기업들이 극심한 취업청탁에 시달리는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가 청탁을 받지 않기 위해 익명으로 대졸 인턴직 신입사원 모집공고를 한 것으로 확인돼 화제가 되고 있다.
상의는 최근 모 일간지에 '본사는 영리목적이 아닌 '특별공법인'으로(이하 중략), 우수한 인재들의 많은 지원을 바랍니다'라는 구인광고를 냈다.
고급인력을 확보하려면 단체명을 밝히는 것이 순리지만 유력자들로부터 취업청탁이 쇄도할 것이 우려돼 이같은 방법을 모색하게 된 것.
상의의 익명 구인공고는 하지만 취업 희망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을 받았다. 당초 모집하려던 사원은 수명에서 10여명선이었으나 신청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고작 3명만 지원, 이중 2명을 뽑았다.
요즘처럼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는 것처럼 힘겨운' 취업전쟁 속에 조금만 이름이 익숙해도 취업 경쟁률이 수백대 일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상의의 지원자들은 취업성공률이 무려 66%에 달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빚어진 것.
상의 측은 "아마도 이름을 밝히기가 어려운 사이비 단체쯤으로 생각한 모양"이라며 씁쓸해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모 대기업이 300명 대졸 사원을 모집한다고 하자 5만명 이상이 지원하고 청탁자가 1,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취업청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상의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토로했다.
고광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