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광고주들 '마약괴담'에 떨고있다

광고주들이 '마약 괴담'에 떨고있다.최근 연예가는 마약사건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광고주들은 누구누구가 마약사건에 연루됐다더라는 말을 들으면 심장이 콩알만해 지기 마련. 광고모델은 '회사의 얼굴'이어서 구속되면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톱 탤런트 황수정이 마약사건에 연루돼 구속되자 비씨카드와 롯데백화점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비씨카드는 황수정을 계속 모델로 쓰다가 교체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롯데백화점도 황수정을 기용한 지면 광고를 전면 중단하고 전단지에만 싣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두 회사는 황수정에 대한 나쁜 소문이 계속 떠돌아 모델을 바꿨다는 후문이다. 반면 삼성물산과 태평양은 황수정을 쓰고 있다가 부랴부랴 모델을 바꾸는 고역을 치렀다. 해태음료도 마약 괴담의 피해자. 한참 잘 나가던 가수 '싸이'를 써니텐 모델로 기용한지 얼마 안돼 마약 사건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광고주나 광고대행사나 얼마나 허망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광고주들이 황수정과 싸이의 충격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현재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일부 여성 연예인들이 마약을 복용, 검찰 추적권에 들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만일 이들이 마약을 복용한 것이 사실로 밝혀지는 날에는 여러 사람 옷 벗어야 할 형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속모델 사전심사와 사후관리가 강화되고 위약이나 배상에 대한 계약관계가 엄격해지는 등 광고업계에 위기관리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제일기획 박호성 차장은 "최근 전속모델을 결정할 때 사전 검증 절차가 까다로워졌다"며 "광고주들이 매니저나 에이전시 등 다양한 채널을 총동원해 모델 정보를 수집,검토한 뒤 계약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차장은 "특히 업체들 중에는 소문이 좋지 않은 모델을 정리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곳도 있으며 계약시 이미지 관리에 대한 서약을 요구하는 경향도 새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대기업 광고 담당자는 "마약 사건이 터질 때 마다 혹시 우리 모델이 아닌가 해서 신경이 곤두선다"며 "모델들의 사생활을 체크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이 몰래 마약하는 것까지 어떻게 알 수 있겠냐"고 푸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설령 나쁜 소문이 돌더라도 한참 반응을 얻고 있는 모델을 바꾸는 모험을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알고도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광고주들은 내일 또 누구누구가 마약을 했다는 보도가 나올지 전전긍긍하며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있다. 임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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