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데스크칼럼] 올해 불어올 삭풍

이종승 부국장겸 산업부장.올해 기업인들의 걱정거리는 경제회복 보다 정치,사회 불안이다.정치,사회불안이 모처럼 움트는 경제 회생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업인들은 외환위기와함께 몰아닥친 경제 추락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399억달러의 무역수지흑자를 이룩했다. 399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규모이며 외환보유고의 70%이상이 무역흑자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할때 기업인들이 흘린 땀방울은 눈부시다. 외환위기,금융위기,구조조정의 3중고 속에서 우리 경제의 튼튼한 버팀목 역활을 기업인들은 성실히 수행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우리 경제 흐름도 아직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기는 하지만 다시 반등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과 같은 경제 여건들이 지속된다면 우리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경기부양을 위해 올 시중 실세금리를 5~6% 대로 떨어트려 그동안 경색됐던 자금흐름을 원활하게 하기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IMF(국제통화기금)이후 거의 초토화됐던 주식시장도 서서히 새싹이 움트듯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고 얼어 붙었던 부동산 시장도 오랜 동면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2년여만에 훈풍이 불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경제는 모처럼 불어오는 「훈풍」을 시샘하듯 매서운 「삭풍」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도 정치,경제,사회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빚어내는 두려움」은 계속될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내수경기 회복으로 바닥난 원자재 재고 때문에 수입이 크게늘어나 지난해와 같은 무역흑자는 기대하기 어렵다. 또 세계 경제가 블럭화되면서 블럭단위의 보호주의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보호무역 장벽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이미 미국과 EU(유럽연합)간에는 통상마찰이 심화되고 있다.수출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 경제로서는 시장 개척 및 확대가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다. 사회적 측면에서도 우리경제의 전반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파생됐던 엄청난 실업이 「사회불안 뇌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에도 여전히 실업인구가 늘어나 실업률이 선진국수준인 8%, 실업자수는 200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재벌과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 40~50만명의 추가 실업발생이 불가피해 올해 실직자수는 25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어느때보다 효과적인 실업대책 수립이 절실하지만 정부의 실업대책은 효율적이지 못한 것 같다. 시중에서는 대규모 실업과 관련, 일찍부터 올봄을 걱정하는 좋지않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사회분위기가 안정되지 못하고 뒤숭숭하면 기업인들의 생산활동은 당연히 위축될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해 우리경제 회생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은 정치적 불안이다. 「주머니 속의 송곳」으로 비유되는 내각제 개헌이 불거지고 이에따른 정계개편 파고가 모처럼 불어오고 있는 「훈풍」을 「삭풍」으로 뒤바꿀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올해 내각제 개헌 논의는 「DJP단일화」합의로 예고 됐던 일이나 예측 불허의 폭팔성을 않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개헌시기상조론」과 김종필 총리의 「신의론」이 팽팽히 맞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이 내각제개헌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모처럼 응집된 「IMF탈출을 위한 「국민적결집」이 정치불안으로 흐트러질까 우려한 때문이다. 우리경제가 하루빨리 IMF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온 국민의 무한한 잠재력을 하나로 묶어 경제발전의 동인으로 삼아야한다. 할일은 많고 갈길은 먼데 정치불안으로 IMF탈출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가 무너지면 모처럼 싹트고 있는 「재기할수 있다」는 희망이 좌절된다. 특히 정치불안은 경제, 사회불안으로 직결된다.이제 정치는 「국리민복의 정치」로 변신해야한다. IMF체제가 아니더라도 국가경제의 장래는 「기업인의 경영 마인드」에 달려있다.우리 기업인들이 마음놓고 경제활동에 전념할수 있게 정부는 올해 불어닥칠 매서운「삭풍」이 「훈풍」으로 바뀔수 있도록 모든 지혜를 모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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