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요동치는 북한 권력구도] 김정은 사흘째 공개 행보… 존재감 과시하며 충성맹세 강요

금수산태양궁전광장 모임<br>최룡해·장정남·리영길 등 군 핵심인사 대거 참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를 맞아 김정은 유일체제 공고화를 위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김정은은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후 사흘째 공개활동 행보를 이어가며 민심 다지기에 주력하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군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2주기를 맞아 16일 금수산태양궁전 앞 광장에서 충성맹세모임을 가졌다고 이날 전했다.

통신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대원수님의 유훈을 지켜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를 단결과 영도의 유일 중심으로 높이 받들어 모시고 결사옹위할 것을 다짐하는 조선인민군 장병들의 맹세모임이 16일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모임은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북한 체제 유지의 근간인 군부에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촉구하기 위해 개최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는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군부 고위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1주기 전날인 지난해 12월16일에는 중앙추모대회를 개최했으며 1주기 당일에는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육군·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장병의 충성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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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공개활동을 강화하며 민심 다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군 제313군부대 산하 수산사업소를 방문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번 김정은의 현지지도에는 최근 북한 소장파 중 실세로 떠오른 황병서·마원춘 노동당 부부장이 동행했다. 김정은은 13일 사망한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의 빈소를 방문하며 '빨치산 혈통' 챙기기에도 나섰다. 김정은은 김국태의 빈소에서 고인을 추모·묵상하고 "당의 충직한 혁명전사를 잃은 비통한 심정"으로 빈소를 둘러봤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의 빈소 방문에는 북한의 2인자로 급부상한 최룡해 외에 김기남 노동당 비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평해 당 비서, 리재일 당 제1부부장, 황병서·마원춘 부부장이 동행했다.

김정은이 인민군 설계연구소와 마식령스키장 건설현장 방문에 이어 사흘 연속 현장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장성택 숙청 이후 동요하는 민심을 다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김정은이 마식령 스키장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한 데 이어 북한의 주요 건설사업을 계획하는 군 설계연구소를 방문한 것은 주요 경제사업들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근 김정은의 활발한 공개활동은 장성택 처형 이후에도 북한 체제가 평상시와 다름없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와 함께 고모부 숙청으로 나빠질 수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 민심을 수습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북한의 움직임에 국내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서울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외교관 후보자 입교식'에서 "북한의 전격적인 장성택 처형 사태로 북한 내 불확실성이 높아져 외교안보현실은 더 엄중해졌다"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장성택 처형과 관련, 전날 내부점검회의를 열고 외교부 본부와 주요 공관 간 상시 대응체제를 유지하기로 하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체제 안정성을 극도로 중시하는 북한 당국이 반란음모를 자인한 것은 내부갈등이 심하다는 방증"이라며 "김정은이 혼자 숙청에 나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권력 기반이 뭔지 확실하지 않다"며 북한의 불안정성이 더욱 심해졌다고 평가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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