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자사주 매각 소식에 7% 이상 하락했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전날보다 7.12%(9,500원) 하락한 12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 23일 장 마감 후 24만3,370주의 자사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할 경우 301억7,788만원 규모다. 처분기간은 오는 6월23일까지,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자사주 매각을 완료하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자사주 지분율은 3.3%에서 1.05%로 줄어든다.
현대엘리베이터 기업설명(IR) 담당자는 “이달 8일 자사주 신탁 계약이 만료되면서 보유 지분 처분 방법을 논의하던 중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일부 물량을 처분하기로 한 것”이라며 “매각 대상이나 방식, 처분금액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2대 주주인 쉰들러그룹과 경영권 분쟁 이슈가 불거진 상황에서 현대엘리베이터가 자사주 매각을 결정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쉰들러는 지난해 11월말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회계장부등에 대한 연람ㆍ등사 가처분 신청을 냈었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자사주 매각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것 외에는 설명해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 분쟁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10~11월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며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지난 23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는 아무런 충돌 없이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일각에서는 이번 주총에서 쉰들러그룹과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했고 상당수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에 나섰지만 주총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처리됐고 경영권 분쟁 조짐도 없었다”며 “이날 주가가 급락한 것은 자사주 처분 소식에 따른 부담과 함께 일부 투자자들의 실망매물이 겹친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