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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다시 주목받는 동남아 시장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지난해 4ㆍ4분기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가운데 최근 미국ㆍ유럽 시장에 대한 투자자 문의가 크게 증가했다. 이들은 성향에 따라 선진국 시장의 금융ㆍ소비ㆍ신기술로 무장한 정보기술(IT) 등 빠르게 앞서가는 시장과 섹터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70~1980년대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눈으로 보고 체험한 세대들에게는 신흥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고 싼 주식의 투자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이들 신흥시장 중 가장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중국 시장은 정부의 의도적 성장률 조절로 주식투자자들은 예측할 수 없는 고배를 여러 차례 마셔야 했지만 인도네시아ㆍ베트남 등의 주식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10% 이상 상승하고 있고 베트남시장은 110% 이상 올랐다.

특히 외국인 직접투자가 부동산에 집중돼 버블을 형성했던 베트남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진행해온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은행 부실채권 정리를 통한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경제 펀더멘털이 변화되면서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2008년 한때 28%까지 치솟았던 인플레이션율이 7% 이하로 안정,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의 인하와 추가 인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견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무역수지 흑자로 외환보유액도 25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올 6월에는 기준환율이 1%로 평가절하돼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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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생산기지로 여겨지던 중국의 급속한 인건비 상승도 베트남의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인건비 평균값은 6,700달러로 싱가포르ㆍ한국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나 이머징시장에서는 더 이상 저임금에 따른 생산원가 절감의 매력을 가질 수 없다.

반면 많은 인구와 젊은 노동력을 보유한 베트남의 인건비는 2,600달러 수준으로 최근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시장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에서 보듯 베트남 정부의 세제혜택과 더불어 외국 기업들이 현지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중요한 대체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투자 규제도 한층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종목당 외국인 보유한도가 은행 30%, 일반기업 49%로 제한돼 국내 투자자들의 기회가 많지 않았으나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50%, 60%로 각각 확대할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증시 호재로 기대가 된다.

베트남 증시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39조5,000억원으로 그 규모가 크지 않다. 따라서 외국인 자금 흐름에 따라 크게 변동할 수 있는 시장이지만 풍부한 내수시장과 성장성을 가진 베트남 시장에 대한 관심은 거시환경의 변화가 우호적으로 진행되는 한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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