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흥국 자본시장 전문가 인터뷰] <상> 브라운 사이공증권 법인영업부서장

"고성장 매력 베트남 제조기업에 투자를"

저렴한 인건비로 경쟁력 확보… 주식 등 통해 투자땐 고수익

환율 변동 따른 위험도 적어


코스피 지수가 한 달새 100포인트 급락하고 기준금리는 석 달 간 두 차례 인하됐다. 박스권 증시가 거듭되면서 주식 투자 매력이 줄고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1%대까지 내려앉아 투자자들 사이에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글로벌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대체 수익원을 갈구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신흥국에 주목하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들은 저렴한 인건비, 천연자원, 세제혜택 등을 고려하면 대체투자처는 결국 신흥국이라고 강조한다. 서울경제신문은 대표 신흥시장인 베트남·인도네시아·남미통합시장(MILA)의 자본시장 전문가 인터뷰를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한국은 제조업 성장이 정체 단계에 직면해있지만 베트남은 다릅니다. 전자산업은 물론이고 재료, 섬유 그리고 건설업까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고성장을 이룩하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 제조기업에 투자한다면 만족할만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스티븐 데렉 브라운(사진) 사이공증권 법인영업부서장은 국내 제조사들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주가 역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베트남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을 통해 제조기업들에 투자한다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브라운 부서장은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15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자본시장 전문가로 지난해 베트남 호치민시티증권에서 해외법인영업팀장으로 일했고 올해에는 사이공증권에서 법인영업부서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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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부서장은 베트남에서 폭발적인 제조업 성장이 가능한 이유로 저렴한 인건비를 꼽았다. 브라운 부서장은 "한국과 비교하면 베트남의 인건비는 최대 80~90%까지 저렴하다"며 "따라서 제조사들이 비용적인 면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제조사인 창신이 2만3,000여명, 태광이 2만1,000여명을 현지에서 고용해 제조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인구구조가 성숙 단계에 접어든 반면 베트남에서는 40세 이하의 젊은 인구층이 두터운 점도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그만큼 제조품을 소비하거나 소비할 인구의 비중이 높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이들의 지출도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브라운 부서장은 "베트남 인구 중 40세 이하가 6,070만명인데 이는 전체 인구의 68% 수준"이라며 "경제가 발전할수록 젊은 연령층의 지출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자연스레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나 패션 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제조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베트남 제조업의 성장은 국내 기업들에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대표 제조사인 삼성과 LG는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통해 베트남에서 70억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베트남 전용 맞춤형 휴대폰인 '삼성 갤럭시브이(V)'가 현지에서 출시돼 유통이 시작됐다. 브라운 부서장은 "갤럭시V는 현지 시장에서 100달러(10만6,000원선)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아이폰6와 비슷한 기능이 탑재돼 있어 실용성이 높아 베트남 대중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브라운 부서장은 국내총생산(GDP) 성장 등 베트남의 거시적인 환경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5년 베트남의 전체 GDP가 207억달러, 1인당 GDP는 288달러였는데 지난해에는 각각 1,714억달러, 1,910달러로 크게 높아졌다"며 "이는 싱가포르의 2007년 경제력 수준이지만 베트남이 싱가포르보다 후발주자임을 감안할 때 베트남시장의 성장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정부가 인플레이션 목표를 7%로 잡고 있어 경제 성장세를 위해 좋은 여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정부의 환율 안정화 의지가 높아 환율 변동성이 낮게 유지되는 점도 눈여겨봐야한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사들에 유리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브라운 부서장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통화에 대한 변동성이 높게 나타나는 것과 달리 베트남의 환율 평가절하(디밸류에이션) 리스크는 연 1~2%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현지 제조사들이 환 리스크를 줄여 안정적인 수출 흐름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에 따른 실적 및 주가 변동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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