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환란 이래 최상의 노사관계 계속 이어가야

지난해 우리 노사관계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 노사문화 정착 가능성을 엿보게 해주는 것이자 국가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노사분규 발생건수는 86건으로 전년보다 28.9% 줄었으며 2006년 교섭단위 기준으로 노사분규를 집계한 이래 가장 적었다. 사업장단위보다 교섭단위로 산정할 때 파업건수가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98년 107건이후 최저수준인 셈이다. 기업규모로는 근로자수 300명 미만 사업장 49건, 300명 이상 대규모 사업장이 37건이었다. 외국인 투자기업 분규는 12건으로 전년보다 45.5% 감소했다. 근로손실 일수는 51만1,000일로 전년에 비해 18.5% 줄었으며 지난 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근로자 1,000명당 근로손실일수도 30.2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평균보다 적었다. 노사협력선언은 4,012건으로 전년보다 50%나 늘었다. 분규는 줄고 노사협력선언이 늘어났다는 것은 노조의 인식변화와 노동운동의 방향 선회를 보여주는 것을 해석된다. 이념과 정치투쟁, 파업 등 강경활동보다 대화와 협상, 실리위주의 합리적 교섭관행이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노사문제는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요소다. 노사관계 안정은 기업역량의 불필요한 소모를 막아 경영효율성 제고와 생산성 향상을 가져온다. 국내기업들이 올해 좋은 실적을 올리고 우리경제가 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데는 노사평화도 한몫 했다. 상생의 노사관계는 국가이미지와 외국인투자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국가경쟁력평가에서 우리나라는 노사관계 분야의 경우 꼴찌권을 맴돌고 있다. 외국기업들은 한국투자의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 강경 노조활동과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꼽는다. 노사분규 감소로 이제 그런 부정적 요인을 상당히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안정된 노사관계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복수노조, 사내하청, 물가급등에 따른 높은 임금인상 요구 가능성 등 변수가 많아 올해 노사관계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올해를 잘 넘기면 선진노사문화 정착은 한층 가속화 될 것이다. 노사정 모두 대화와 협상으로 이들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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