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4·11 총선 누가 뛰나] 대권주자들 리더십 시험대 오른다

박근혜·문재인 등 총선결과 따라 명암 엇갈려<br>박영준·김정길 등 MB·친노 인사 대거 출사표<br>공천 늘었지만 여성·2030세대 도전은 적어

연평도 찾은 박근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연평도 해병대 연평부대를 방문해 한 병사를 포옹하며 격려하고 있다. /연평도=국회사진기자단

설 인사하는 한명숙…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20일 서울역에서 부모와 귀향하는 한 어린아이와 창에 손을 맞댄 채 인사하며 웃고 있다. /오대근기자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뛰고 또 뛰고 있습니다."

올 초 특임 차관직을 물러나 서울 양천갑에 출사표를 던진 김해진 한나라당 예비후보의 말이다. 민족의 명절인 설 연휴를 맞아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이들은 단연 이번 4ㆍ11 총선에 나서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번 설 연휴기간에 가족끼리 만나서 하는 주요 얘깃거리도 고향의 지역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는 인물의 면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총선은 현역의원들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가 예상되고 판세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ㆍ수도권뿐 아니라 부산ㆍ경남과 충청ㆍ강원 등에서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고 총선 결과가 오는 12월 대선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또 총선 결과에 따라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ㆍ손학규 등 대선주자들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대선 주자들 총선 시험대에 오른다=한나라당은 총선에서 120석 이하에 그칠 경우 박 위원장의 리더십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100석 이하가 된다면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다른 주자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위원장 개인적으로 수도권 출마요구도 받고 있으나 대구 달성 수성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경우에 따라 비례대표 후순위 출마라는 배수진을 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 대선 후보들은 여당 강세지역 출마라는 승부수를 통해 정치적 위상을 확보할 전략이다. 문재인 상임고문이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부산ㆍ경남권에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정동영 상임고문 역시 부산 영도 출마를 검토하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을 쪽으로 기우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손학규 전 대표는 "당의 뜻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나 현재의 분당을 지역구에 재도전할 확률이 높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역대 대통령을 3명(윤보선ㆍ노무현ㆍ이명박)이나 배출한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유력 대권 후보인 안철수 원장은 이번 총선에는 불출마할 가능성이 높지만 외곽에서 야권을 지원할지 여부도 귀추가 주목된다.

◇전ㆍ현 정부 인사 대거 나선다=친노(親盧) MB맨으로 불리는 전ㆍ현 정권 인사들의 총선 성적표도 관심이다.


MB맨 중에서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3선을 했던 분당을 대신 종로 출마설이 나왔으나 요즘은 잠잠한 상태다. '왕차관'으로 불리며 현 정부의 실세였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은 대구 중ㆍ남구에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이동관 전 대통령 언론특보와 박형준 전 대통령 사회특보는 각각 서울 강북과 부산 수영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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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친 노무현) 진영에서는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부산진을)을 비롯해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김해을), 송인배 전 사회조정2비서관(경남 양산), 박재호 전 정무2비서관(부산 남구을) 등이 대거 PK 지역에 승부수를 던졌다. 또한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정태호 전 대변인은 각각 서울 중랑을과 관악을에 도전장을 냈다. 통합진보당 대변인인 천호선 전 홍보수석은 은평을에 도전한다.

◇여성ㆍ이공계ㆍ2030세대에서는 인물난=한나라당은 현역의원 25% 공천배제 방침을 밝힌 가운데 공천 30%를 여성에 할당하고 이공계와 여성 등에 가산점을 줄 방침이다. 실제 현역의원들의 공천 탈락률은 불출마 의원과 경선 패배자 등을 고려할 때 4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설 이후 공천기준을 정하기로 한 민주당 역시 한나라당 수준의 물갈이가 예상된다. 특히 25~35세 청년 비례대표 4명을 공천해 젊은 층의 표심을 공략할 방침이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로 등록한 1,454명 중 여성은 96명으로 6.4%에 불과하다. 한나라당은 노선희 ㈜씨알텍 대표가 경북 포항ㆍ남 울릉에, 박창달 자유총연맹 총재의 동생 박은숙 그리스도대 교수가 대구 북구을에 도전한다. 한나라당의 여성파트를 책임졌던 최순애 부대변인은 경기 안산 단원을에, 박희성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서울 강동갑에 각각 도전장을 냈다.

민주통합당은 유은혜 전 민주당 수석부대표가 일산 동구에, 차영 전 민주당 대변인은 양천갑에 각각 도전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관 출신인 서영교 동국대 교수는 서울 중랑 갑에, 친화력과 깨끗한 정치가 강점인 유승희 전 의원은 서울 성북갑에 출사표를 냈다. 이밖에 이순희 민주당 보육특위원장은 서울 강북갑에 출마한다.

2030세대의 경우 한나라당은 32세 대학원생인 임송진씨가 강원 춘천에, 민주통합당은 34세의 최민 예비후보가 충남 천안갑에 출마를 신청했다.

기존 정당들이 불신을 받는 것에 맞춰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장기표 녹색사민당 대표가 함께 이끄는 '국민생각'에서도 대규모로 공천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두 수뇌부가 지역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고 몇몇 현역의원이 합류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은 같은 국민생각과의 선거연대를 고려하고 있으나 국민생각은 '마이웨이'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관심이다.

이밖에 호남 불출마를 선언한 김효석(서울 강서을), 유선호(수도권 예상) 의원과 장영달(경남 의령ㆍ함안ㆍ합천) 전 의원이 살아 돌아올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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