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남유럽 재정위기의 중심지인 그리스ㆍ포르투갈ㆍ이탈리아 등의 국채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의 투자 펀드들이 그리스의 지급불능(디폴트) 및 국가부채 재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당국 국채 매입을 꺼리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4,500억달러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지난 2ㆍ4분기에 재정적자 우려가 점증되는 이들 유럽 국가의 국채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펀드 운용 주체인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정확한 매입 규모를 밝히진 않았지만 "이들 국가 국채를 매입하고 있으며 지난 4~6월 규모를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시비에른 욘센 노르웨이 재무장관도 "국부펀드의 이 같은 매입 덕분에 지난 2분기 유럽 채권부문의 운용 손실이 3.4%에 그쳤다"며 "장기 투자전략이 손실을 덜어줄 것"이라 말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 이익으로 운용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사전에 정해진 글로벌 인덱스에 기인해 주식ㆍ채권 등 각종 증권을 매입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리스 국채의 수익률이 현재 벤치마크인 독일 국채 수익률보다 9.95%포인트 이상 높다"며 "국채 보유에 따른 손실 가능성은 높은 수익률로 상쇄 가능할 것"이라고 평했다. 그리스 국채와 독일 국채의 수익률 차이는 1년 전만 해도 1.15%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투자기관인 핌코 등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위기 국 중 그리스의 디폴트 및 국가부채 재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일 포르투갈의 국채 매입이 성공리에 진행된 것과는 달리 이날 아일랜드는 5월물과 7월물 국채 4억유로 어치를 종전보다 크게 높은 수익률을 주고 가까스로 발행했다. 모집 규모 역시 당초 예상치인 6억유로에 크게 못 미쳤다. 이밖에 유럽중앙은행(ECB)도 그리스ㆍ아일랜드ㆍ포르투갈의 국채 매입을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