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드디어 패가 벌어졌다

제11보(141~165)



백42는 팻감을 만든 수순이다. 드디어 이세돌이 문제의 패를 결행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백44로 두어 흑45를 응수시켜놓고 50으로 젖혀서 좌상귀의 흑을 패로 잡는다는 것이 오래 전부터 읽어둔 수순이었다. 본격적인 작전에 들어가기 전에 쌍방이 치러둔 수순들이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이영구의 흑49는 특히 음미할 만한 수순이다. 이곳을 몰아둬야 차후에 흑59를 팻감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흑49를 생략하고 참고도1의 흑1로 그냥 산다면 상황이 전혀 달라진다. 백이 8을 팻감으로 쓰고서 좌상귀의 패를 따낸다면 흑에게 마땅한 팻감이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좌상귀의 패를 이기는 쪽이 바둑을 이긴다는 것은 지극히 자명한 일. 크기가 30집이 넘는다. 이세돌이 62로 팻감을 썼을 때 이영구는 먼저 63으로 찌르는 용의주도함을 보였다. "역시 이영구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군. 수순에 빈틈이 없어"(김영삼 7단) 참고도2의 흑1로 그냥 받으면 나중에 흑이 3을 팻감으로 쓸 때 백이 그곳을 받아주지 않고 4로 따내 버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바둑은 백승이다. 그러므로 실전보의 흑63으로 미리 둔 것이다. "도대체 결말이 어떻게 되는 거야?"(서봉수 9단) "팻감은 흑이 압도적으로 많아요"(김성룡 9단) "그렇다면 이세돌의 승부수는 불발로 끝난다는 얘긴가?"(서봉수) "그건 좀더 봐야죠"(김성룡)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