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르노삼성차 노조는 기본급 11만9,700원 인상 등을 포함한 올 노사협상 노조안을 지난 25일 회사측에 전달했다. 노조는 우선 지난해 기본급 4만4,600원에 168% 인상된 11만9,700원 지급을 요구했다. 또 성과급(타결 일시금) 200% 지급과 고용보장협약서 작성 등도 함께 제시했다. 고용보장협약서의 경우 노조는 최종 세부 사항을 마련해 본 협상에서 회사측에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과 사원들의 고통분담으로 2년간 임금 동결과 함께 지난해 445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점 등을 토대로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금 인상과 함께 전환배치나 전직 등을 회사 임의로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이번 노사협상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지난 22일 열린 노사협상 출정식에서 "올해는 조합원의 고용을 지키며 지난 조합원의 희생과 고통분담을 보상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노조가 과도한 임금인상과 함께 전환배치 방지 등 과도한 인사권을 요구하면서 노사간 협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2011년 이후 적자누적으로 2년째 임금을 동결해 왔다. 하지만 지난 해 흑자전환을 하면서 임금인상을 요구한 것이다.
문제는 작년 회사의 흑자가 직원들의 희망퇴직 등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고 폭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3위인 한국GM(쉐보레)에 비해서도 판매량이 절반에 그치는 등 여전히 경쟁력 회복이 절실한 마당에 임금인상부터 하고 보자는 식으로 노조가 강하게 나오면서 회사가 준비하고 있는 성장전략에도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지난해 흑자는 직원들의 희망퇴직 등으로 발생한 측면이 크다"며 "회사는 지난 2년간 임금이 동결됐던 점도 잘 알고 있고, 이를 감안해 노사협상이 원만히 타결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은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금인상 외에 전환배치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도입 등 무리한 요구를 굽히지 않을 경우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모처럼 한국GM을 따라잡아 업계 빅3로 올라 과거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회사의 목표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