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중진 의원들이 10일 정부와 여당의 경제 살리기 대책이 안이하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종근ㆍ이윤성 의원 등은 이날 최고위원ㆍ중진연석회의에서 현 경제상황의 심각성과 관련, "정부와 여당 내 인식이 상당히 안이하다"는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고 차명진 대변인이 전했다.
차 대변인은 최고ㆍ중진연석회의 뒤 가진 브리핑에서 "중진 의원들은 현재 정부와 여당의 경제 살리기 정책이라는 것이 그때그때마다 대응하는 식의 흘린 구슬 주워담기 식"이라면서 "국민에게 드리는 메시지도 없고 정책효과도 적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말했다.
회의에서 구체적 얘기는 없었지만 중진 의원들은 현 경제 정책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했다. 또 당정이 추진 중인 소위 '개혁입법'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봉 의원은 "명분은 개혁입법인데 속 내용을 보면 개혁적이지 않은 그런 법안이 속속 제출되고 있다"면서 "개혁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현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거꾸로 가는 내용들이 많이 있다"고 비판했다.
지도부가 여야 간 이념갈등을 빚을 수 있는 쟁점법안들에 대해 '여야 협의 처리'를 강조한 것과 관련, 야당 눈치보기에 급급해 법안처리에 한걸음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랐다. 한 재선 의원은 "여야 협의 처리라는 말은 처리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냐"면서 "위기일수록 과감하게 개혁해야 하며 지금이 개혁을 위한 적기"라고 강조했다. 친이계 한 초선 의원은 "처음부터 후퇴하는 모양새를 보일 필요는 없다"면서 "예산 때문에 야당에 끌려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